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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도 지능과 성깔이 있을까? (붕어의 재미있는 특성)

초록누리 2024. 3. 15.

오늘은 가볍고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흔히들 멍청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농담으로 "새 대가리냐?", "붕어냐?"라며 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간의 생각으로 물고기나 새가 지능이 떨어져 멍청할 것이란 선입견 때문이겠죠.

 

그런데 붕어낚시를 하다 보면 간혹..

"붕어도 지능이 있는 거 아닐까? 생각보다 약은 것 같은데?"

"붕어도 성깔이 있어 같잖게 성질을 부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잡념들은 주로 '찌 말뚝', '입질 꽝'일 경우에 많이 드는 생각이긴 합니다만..

 

붕어도 지능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붕어가 약아빠졌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어떤 상황일까요?

일단 몇 가지 케이스를 한 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손맛터 발밑에서 미끼를 받아먹기만 하는 붕어들

 

관리형 저수지는 거의 자연지급이니까 제외하고, 작은 저수지급인 양어장보다도 훨씬 규모가 작은, 그리고 하우스보다는 약간 큰 유료터인 손맛터에서 낚시를 하다 보면 종종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던져놓은 미끼는 아예 쳐다도 안 보는 붕어들이 낚시꾼 발밑에서 떨어지는 미끼를 받아 처먹고 있는 경우입니다.

 

앞에서 알짱거리는 녀석들은 손맛터 녀석들인데도 옥수수까지 받아 처먹으면서도 아주 정성스러운 레시피로 복합 제조한 글루텐, 어분 떡밥은 아예 건드리지도 않는 것을 보면 아주 돌아버립니다.

 

이 녀석들은 미끼를 달면서 떨어뜨리는 미끼 부스러기와 간간이 던져주는 먹이에 아주 익숙해진 듯 능숙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입니다.

 

'확 그냥 뜰채로 떠버릴까?' 하다가도 그것은 건달, 아니 낚시꾼의 수치라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지만,,

이게 손맛터를 온 건지, 아니면 붕어 양식장을 온 건지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 낚시할 맛이 뚝 떨어져서 그냥 공짜 믹스 커피만 축내게 됩니다.

 

그래서..

'아니 붕어들이 약아서 일부러 바늘에 달린 미끼를 제치고 받아먹기만 하는 것일까?'

'우리가 모를 뿐, 혹시 붕어는 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낚시꾼을 농락하고 있는 건 아닐까?'

.. 하는 망상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생각이 거의 망상인 까닭은,,

물론 붕어와 같은 물고기들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본능 외에도 미약하나마 학습 능력과 최소한의 지능은 지니고 있겠지만, 물고기들이 무슨 생존 전략 전술을 짜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손맛터 붕어들이 바닥 미끼를 먹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 협소한 생존 공간, 인공적으로 조성된 직벽,
  • 과도한 떡밥 투척으로 인한 수질과 바닥의 오염,
  • 그리고 높은 기온으로 인한 급격한 수온 상승 때문에..

 

그늘막이 있어 시원하고, 쏠쏠하게 먹이도 받아먹을 수 있는 낚시꾼 근처로 몰리는 것이 그 주요 원인이라고 봅니다.

 

앉아서-호수의-수면을-물끄러미-바라보고-있는-여성의-얼굴-옆모습
꽝꾼의 멘붕이 아닌 우아한 물멍

 

자리만 비우면 귀신같이 입질하는 붕어

 

붕어가 낚시꾼을 환장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리를 비웠을 때만 입질을 하는 것입니다.

그냥 입질만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주변 낚싯대 채비를 죄다 감아버려 엉키게 만들거나, 아예 낚싯대를 차고 나간 경우도 있죠.

 

그동안 완전히 말뚝이었길래 잠시 숨 좀 돌리고 왔더니 만약 이런 상황이면,,

낚시꾼 입장에서는 완전히 멘털이 털려 멘붕, 물멍, 심하면 잠시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옵니다

"이 약아빠진 붕어 ㅅㄲ가!"

 

그리고 연이어 드는 생각..

'얘들도 우리를 다 보고 있는 거 아녀?'

'생각보다 붕어는 똑똑한 게 아닐까?'

 

결국.. 이런 생각들은 꽝꾼이 될 것 같은 불안감에서 기인한 것일 뿐이겠지만, 그렇다고 붕어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부분이 분명 있는 듯합니다.

 

물고기인 붕어도 생명체니까 모든 생물체의 DNA라는 생존 프로그램 코드가 작동하고 있듯이..

또 그런 것들을 학습하고, 유전적인 생존 유산으로 다음 세대에게 대물림하는 부분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

 

붕어도 성질을 부린다?!

 

혹시 '붕어도 성깔이 있어 성질부리며 화를 낼까?' 하는 궁금증이 든 적이 있나요?

 

붕어도 개체마다 서식처, 유전적 요인, 종류 별로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고, 성질도 부립니다.

물고기가 화를 내봤자지만, 붕어도 분명 개성에 따라 성질을 부립니다.

물론 그래봤자 낚시꾼이 봤을 때는 붕어가 화낸답시고 성깔 부리는 게 티도 안 납니다.

 

붕어가 성질을 부리는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둥이 자바라를 있는 대로 펼치고 뻗는다.
  • 등지느러미를 비롯해 모든 지느러미들을 바짝 세운다.
  • 비늘도 바짝 긴장하지만 낚시꾼에게는 표도 안 난다.
  • 어쨌든 이런 형태면 눈도 부릅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작 이게 다입니다.

한 마디로 화내는 것도 순둥순둥하죠.

 

수면-위로-낚여-모습을-드러낸-귀여운-토종붕어
수면 위로 올라온 붕어

 

낚시꾼들이 붕어를 좋아하는 이유와 붕어의 손맛을 좋아하는 것도 붕어들의 이러한 기질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낚싯바늘에 걸렸을 때 낚시터의 대표적인 각 민물고기들의 손맛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잉어는 원거리에서부터 반대 방향으로 일단 확 치고 나간다. 인근으로 딸려오면 좌우로 뻗어나가다가 사람을 보면 힘이 다 빠질 때까지 물속으로 계속 처박는다.
  • 메기는 그냥 막 좌우로 헤집고 다니며 아주 난리도 아니다. 자칫 주변 낚싯대 채비 다 휘감을 수도 있다.
  • 붕어도 앙탈을 부리며 낚싯대가 울도록 힘껏 줄다리기를 하지만, 어느 선이 넘어가면 치열한 승부의 패배를 인정하듯 딸려오는 맛이 있어 다대 편성이 가능하다. (향붕어가 아니라 토종붕어 얘기다)

 

강렬한 손맛 그 자체로만 본다면야, 잉어, 향어, 가물치가 甲입니다만,,

붕어 역시 준척급 이상이면 낚싯대를 울리며 짜릿한 손맛을 선사합니다.

 

다만,,

  • 붕어의 손맛은 손목을 막 비틀고 팔꿈치를 뻐근하게 만드는 그런 손맛이기보다는
  • 손바닥을 때리는 듯, 혹은 손바닥에 강한 진동을 선사하는 듯한 타격감과 정직하게 뻗어 당기는 그런 움직임..
  • 마침내 어느 선을 넘기면 순순히 딸려오는 그런 점잖고도 여운이 남는 손바닥 손맛을 선사합니다.
  • 그리고 뜰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가만히 건져 올리면 아주 얌전하게 셀카 포즈도 취해 줍니다. (그래도 손으로 꽉 쥐려고 하면 난리 남)

 

또한 붕어 치어들의 경우 붕어 종류마다 건져 올려 가만히 매달려 있을 때 앙탈 부리는 모습도 제각각입니다.

 

  • 떡붕어 치어는 주둥이를 뻐끔거리며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흔들며 반항하는 반면,
  • 토종붕어 치어는 그저 옆지느러미를 샤방샤방하게 팔랑거립니다. 참 귀엽죠.

 

그래서 만약 물고기에 인격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토종붕어의 품성은 가히 '민물고기界의 君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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