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마니아 라운지/리뷰·에세이

잘 나가던 유료터 폭망 이유, 유료터·관리형_저수지 중요 요소인데 간과하는 것

초록누리 2024. 1. 30.

이번 겨울은 깜짝 추위와 폭설이 있긴 했지만, 겨울철치고는 대체로 날씨가 포근한 편입니다.

 

아마 올 겨울은 얼음낚시 마니아들에게는 오히려 비수기이고, 성수기 시즌에 주로 출조하시는 분들에게는 겨울 물낚시 하기에 아주 좋은 시즌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붕어낚시 장르를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 첫째는 자연지에서 하는 노지 야전 대물낚시,
  • 둘째는 관리형 저수지, 양어장, 소규모 손맛터 등지에서 하는 유료터 붕어낚시 (비교 : 양어장은 붕어를 방류하는 곳, 양식장은 물고기를 사육하는 곳)
  • 개인적으로 그 외 하우스 낚시나 실내 낚시는 레저로서의 낚시가 아니라 단순 오락 놀이방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유료터(유료 낚시터) 중에서 혹시 예전에 너무 괜찮았고, 관리도 잘하는데 갈수록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더니 결국 망하는 곳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은 원래 괜찮았고, 방류나 청소 등 관리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갈수록 낚시꾼들이 줄어들어 결국 명맥만 겨우 유지하거나 망하게 된 유료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전에 먼저 유료터가 폭망 하는 일반적인 원인에 대해 일단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봅니다.

 

  • 입어료를 갑자기 확 올린다.
  • 청소 등의 관리가 전혀 안 된다.
  • 수질이 개판이 되었다. (면적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수상·연안 좌대를 설치한 경우, 좌대에서의 취사나 화장실 이용으로 인한 심각한 수질 오염)
  • 치어 잡는다고 배스나 블루길 같은 유해 외래 어종들을 일부 낚시꾼이나 관리소에서 불법으로 막 방류하는 환경 범죄행위로 인해 낚시터는 물론 토종 생태 환경까지 망쳐 놓는 경우
  • 그러면서 정작 붕어는 방류를 안 한다.
  • 몹시 불친절하다.
  • 그런데 조과 사진 찍는 데는 아주 적극적이며. 한 명의 낚시꾼으로부터 찍은 사진들을 나눠서 마치 다른 날 다른 사람 조과인 것처럼 업로드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출조객이 줄어드는 유료터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이에 대한 한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한때는 너무도 인기 있던 청정 관리형 계곡형 저수지

 

실제로 구체적인 장소를 밝힐 수는 없지만, 중부권 어느 계곡형 저수지가 있었습니다.

 

  • 해당 지역 수자원 공사로부터 임대받아 운영하는 유료터로서 수질이 좋고, 주변 산세도 좋은 데다..
  • 토종터임에도 불구하고, 낮·밤낚시 모두 잘 되고,
  • 밤에는 반딧불이와 함께 대물 붕어도 곧잘 나오고, 마릿수도 어느 정도 보장되며,
  • 참붕어, 민물새우 미끼로 환상적인 입질도 받을 수 있고,
  • 납자루 잡으면 그냥 놓아주는 재미도 있고,
  •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동사리(구구리) 같은 토종 손님 물고기도 잘 낚이는,
  • 단점이라고는 왜가리랑 자라, 그리고 수달도 살고 있다는 것..

 

그야말로 청정 토종 대물 마릿수 유료터여서 낚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소개되던 곳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소수만 알던 그런 곳이었기에,,

운 좋게 알게 된 필자를 포함하여 그 당시 그곳에서 낚시하던 사람들은 정말 유료터의 유토피아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낚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방영(사실 낚시 방송에 나오는 유료터는 비즈니스 계약 관계임)이 되고, 정말 많은 출조객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래도 한동안 관리도 잘 됐고, 기존 수상 좌대 이외에도 연안 좌대도 설치하고, 주차장도 넓히는 등.. 제반 시설도 확충하고, 낚시도 여전히 잘 됐습니다. 

적어도 주인장이 바뀌기 전까지는..

 

주인이 바뀐 유료터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렇다면 그곳은 단지 주인이 바뀐 것 자체가 문제였을까요?

 

당시 원래 주인장은 다른 곳을 인수하여 그곳을 조카가 인수하여 운영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청소, 친절도, 입어료, 운영 방식 등.. 모든 부분에서 별다른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래서 주인장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생각했고, 운영자가 바뀐 줄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필자 역시 갈수록 왠지 모르게 이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꽤 넓은 관리형 저수지였지만, 방류를 자주 하는 편인데도 조황 역시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저 역시 점점 다른 곳을 찾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취미가 낚시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축구 동호회 클럽팀 영향도 있었지만, 생업과 이런저런 일로 한동안 낚시를 안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나치다 본  경치 좋은 산중 저수지에 홀려 다시 본격적으로 낚시로 돌아오게 만든 곳이 바로 그곳이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곳입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운영자가 바뀌긴 했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는데 뭐가 문제였지? 왜 나도 가기가 꺼려진 걸까?"

그러다가 그 답을 찾았습니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해서였는지, 아니면 대부분 의식을 잘 못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매우 직접적이며, 중요한 요인이 있던 것입니다.

 

유료-낚시터의-잔교-전경-이미지
유료 낚시터 잔교 전경

 

가장 중요하면서도 경시되는 유료터의 제1 조건

 

마침내 그 원인을 알게 되었을 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낚시 외적인 부분이라 간과했던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잔교의 위치와 배치였습니다!

 

유료터를 다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잔교와 좌대 같은 편의 시설 때문일 겁니다.

잔교는 단순 입어료만 받고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설치한 물 위, 혹은 연안의 교각 같은 시설물입니다.

 

좌대는 물 위에 설치하여, 다른 이들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게 만든 공간입니다.

좌대에는 저수지 한가운데 설치하여 배를 타고 이동하는 수상 펜션과도 같은 수상 좌대와 연안에서 직접, 혹은 교각을 이용해 진입하는 연안 좌대로 나뉩니다.

 

(관리형 저수지 중에는 드물게 물가에서 혼자 낚시할 수 있도록 1인용 연안 접지 좌대를 설치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파라솔이나 낚시용 텐트가 있다면 유용한 시설입니다)

 

물론 좌대는 입어료에 이용료까지 포함되어 꽤 비싸지만, 오래전에 미리 예약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혼자서 독조를 하거나 일행끼리만 오붓하게 밤낚시를 즐길 수 있고, 에어컨, 냉장고, 화장실 등..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좌대는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한정 설치를 할 수 없는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의 유료터 줄초객들은 그냥 잔교에서 낚시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 잔교(좌대도 마찬가지)의 위치와 배치의 변화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그 저수지는 주인이 바뀌지 전까지는, 갈수기와 오름 수위에 따라 수상 좌대는 물론 좌대의 위치를 옮기는 등.. 적절한 배치에 매우 부지런했습니다.

 

하지만 새로 바뀐 운영자는 단 한 번도 잔교의 배치를 조정한 적이 없으며, 수상 좌대의 위치도 거의 말뚝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냐면,,

잔교의 위치가 새벽 시간대를 지나고 나면, 일몰 전까지 주야장천 태양을 직접 마주한 채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어 정상적인 낚시를 하기 힘든 형태로 배치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잔교를 저수지 중심을 기준점으로 한 세로 방향 설치가 아니라, 연안에 인접하여 길게 가로로 평행 배치한 것도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 그 저수지의 단점 중 하나는 낮에 산바람이 자주 불어서(산 정상에서 골짜기 방향으로 부는 바람. 밤에는 골바람이 붐)
  • 낮낚시 할 때는 물결이 계속 치기 때문에 잔잔한 수면 위의 찌를 바라보며 하는 낚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 그런데 잔교를 저수지 중심부를 향해 가로질러 두 줄로 배치하지 않고,
  • 연안에 길게 고정 배치함으로써 잔교가 방파제와 같은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보니..
  • 바람이 불면 수면의 물결이 크게 일렁이기 때문에 낮낚시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붕어 산란철인 봄, 가을에 바람이 많이 분다)

 

이렇다 보니 집중도 잘 안 되고,  입질 파악도 어려우니까 조황 역시 안 좋게 느껴지며, 결과적으로 조과도 나빴던 것이죠.

불편하니까 낚시를 잘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잔교를 저수지 중심부로 향하도록 세로로 배치했다면,,

  • 잔교 양방향에서 모두 낚시가 가능하고,
  • 그 결과 햇빛이 들이치더라도 시간대에 따라 앞 뒤쪽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 물결이 치더라도 잔교가 방파제 역할을 하여 상대적으로 잔잔한 수면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주인장은 시기에 따라 이런 배치를 적절하게 참 잘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좌대의 위치도 바꾸고, 잔교도 세로로 두 줄로 배치하여,,

낚시꾼들이 시간대에 따라 직사광선을 피해 방향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물결 때문에 수면이 일렁이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해주었던 것입니다.

 

유료터는 바쁜 일상 때문에 주말에 겨우 낚시를 하러 오는 출조객들의 공간입니다.

말인즉, 마음 먹고 짬을 내서 오는 것이며, 모두 밤낚시만 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 낚시터를 주인장의 조카가 인수하여 운영하게 되면서 다른 것은 그대로 잘 유지, 관리했지만,,

바로 이 잔교와 좌대의 위치를 단 한 번 배치한 뒤에는 그 뒤로 전혀 바꾸지 않은 채 그냥 말뚝으로 방치해 두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것이 바로 한때 잘 나가던 유료터가 외면받게 된 원인의 모든 퍼즐 조각을 맞추는 그런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입니다. 

 

수상 좌대의 경우,,

시기에 따라 수심의 변동이 있음에도 그대로 두었고,

밖에서 보면 환상적인 풍경이지만, 사실 물속은 온통 돌밭인 지역에 수상 좌대와 연안 좌대를 고정으로 배치해 두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수상 좌대나 연안 좌대에서도 밑걸림으로 채비가 터지고, 당연히 조과도 좋을 리가 없죠. (돌밭은 맹탕지 보다 더 안 좋습니다)

 

그리고 잔교 역시,,

저수지 중앙을 향해 세로 방향 두 줄(이렇게 하면 태양 이동 시간에 따라 앞 뒤로 옮겨 낚시가 가능)이 아닌,

그냥 연안을 따라 저수지 중앙과 수평으로 길게 한 줄로 고정 배치해 놓아서 직사광선을 그대로 마주하며 낚시를 해야 했던 것입니다. 

 

유료터는 매우 편리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자연지와 달리 낚시꾼이 직접 포인트를 선정하고 개척할 수 없습니다.

오직 지정된 설치물에서 낚시를 하게 되는데, 그러한 잔교와 좌대의 위치가 최악이라면 낚시가 즐거울 리 없겠죠.

 

유료터..

그중에서도 자연지와 가장 가까운 관리형 저수지의 설치물들이야말로,

포인트를 직접 선정할 수 없는(포인트가 지정된) 유료 낚시터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낚시꾼이든 유료터 운영자든 쉽게 간과하고 있었던, 그러나 가장 중요했던 부분인지도 모릅니다..

 

P.S.. 지나치게 많은 시설 확장(연안 좌대 증설)으로 인한 수질 오염(좌대 화장실, 취사)도 유료터를 찾지 않는 원인이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곳도 원래 납자루나 새우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한 계곡지였는데, 지나친 시설 증설로 인해 이제는 참붕어도 보기 힘들어졌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되자,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 하나만 보고 찾던 낚시꾼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민물 붕어 낚시터 종류 (장소·입어료에 따른 분류)

 

 

민물 붕어 낚시터 종류 (장소·입어료에 따른 분류)

오늘은 민물낚시의 대표 장르인 붕어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 즉 붕어 낚시터 종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는 액션 기법이나 민물 어종에 따른 부분은 제외하고, 오직 붕어낚시 장소에

boonggarden.tistory.com

요즘 유료터 조황이 나쁜 이유와 양어장(잡이터) 최강 채비

 

 

요즘 유료터 조황이 나쁜 이유와 양어장(잡이터) 최강 채비

유료터 붕어낚시계 타짜라고 할 만큼의 비법과 최강 채비가 존재할까요? 양어장 붕어들을 낚으려면 노지 대물낚시와는 차별화된 채비와 기법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현

boonggarden.tistory.com

양어장용 낚시대 추천? 붕어낚시 유료터 낚싯대

 

양어장용 낚시대 추천? 붕어낚시 유료터 낚싯대

낚시 장르는 이제 대상어에 따른 파트, 포인트 장소에 따른 종류, 기법 등에 따른 분류 등에 따라 정말 다양하게 분화되어 가는 듯합니다. 물론 간단하게 보면 별 게 아닐 수도 있는데 장르 별로

boonggarden.tistory.com

떡밥, 어분 배합 레시피대로 많이 섞으면 조과가 좋다? 단품은 가라?

 

떡밥, 어분 배합 레시피대로 많이 섞으면 조과가 좋다? 단품은 가라?

요즘 낚시 장비들을 보면 정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화려합니다. 장비뿐만 아니라 미끼인 떡밥, 어분 종류도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이거 뭐 붕어가 아니라 낚시꾼이 미끼 유혹에 넘어가 낚

boonggarden.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