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 지역의 후배가 아주 작은 둠벙의 양어장 손맛터 동출을 하자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손맛터는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간편하게 낚시할 수 있다는 것과 어느 정도 조과가 보장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손맛터에서도 낚시가 안 되는 특이한 경우가 있어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양어장 손맛터 개념
먼저 양어장-손맛터 개념부터 정리하고자 합니다.
일단 양어장, 손맛터는 모두 유료터라는 의미입니다.
유료터 역시 여러 종류가 있는데 여기서 영어장과 손맛터를 구분하는 기준을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양어장
사실 양어장이란 개념은 상업적, 혹은 특별한 목적으로 물고기들을 양식하는 장소를 말합니다.
출하를 목적으로 한 가두리 양식장이나 연구를 위한 축양장 등이 바로 그 대표적인 장소죠.
그런데 낚시터라는 측면에서 양어장이라는 곳은 유료터의 일종으로서,,
- 일단 관리형 저수지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 인공적으로 조성된 비율이 높고,
- 각종 편의 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으며,
- 접근성이 용이한 작은 규모의 유료 낚시터를 의미합니다.
- 올림과 내림 기법을 모두 허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 잡이터인 곳도 있습니다.
- 낚시하기가 편해 양어장 마니아층도 있습니다.
cf) 하우스 낚시의 경우에는 양어장보다 더욱 규모가 작고, 실내용으로 운영하기 위한 100% 인공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양어장과는 구별됩니다.
양어장이 곧 손맛터는 아니지만(양어장이면서 잡이터인 경우도 있음),,
이 두 가지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 곳이 많은데 이번에 필자가 출조한 곳이 바로 양어장이면서 손맛터로 운영되는 곳이었습니다.
손맛터
손맛터에 대한 개념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잡은 고기 못 가져감
- 붕어를 살림망에 담그는 것도 안 됨
- 그래서 잡이터보다 입어료가 저렴한 편
- 붕어를 뜰채로 건져내도록 권유
- 바늘빼기 사용하는 사무라이 행동 금지 (바늘빼기 사용이 서툴러 붕어 주둥이만 마구 찔러대기 때문에 생겨난 말)
- 하도 잡았다 놨다 해서 맥아리가 없거나 주둥이가 통째로 날아가 상태 안 좋은 개체들이 많음
- 예전에는 일명 '딱지'라는 이벤트를 활성화하여 마케팅하는 곳도 많았음
- 수질 관리가 어려워 물이 깨끗하지 않은 경우가 많음
- 그래도 낚시하기가 편하고 꽝이 없어서 손맛터만 찾는 마니아층도 있음
손맛터 붕어들의 특징
손맛터 붕어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이미 충분히 예측할 수 있듯이 ,,
자주 낚였다 풀려났다 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붕어들의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 손맛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활성도가 좋은 시기에도 입질이 까칠한 편이어서 시원한 찌올림이나 당찬 손맛을 맛보기 어렵습니다.
좁은 장소에 개체수가 많아도 수면에 무리를 지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물고기들이 떼로 보인다 한들 그저 '그림 속 어군(魚群)'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떡밥을 과도하게 사용한 탓에 특별히 집어라는 개념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손맛터 특성상 꽝을 경험할 확률은 적지만, 붕어에게 최적화 된 생태환경은 결코 아니기 때문에 개체수에 비해 활성도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편입니다.
손맛터 양어장 조과가 신통치 않은 의외의 이유 - 떡밥 앵벌이하는 붕어들..
위에서도 '100% 양어장 = 손맛터'는 아니지만, 양어장이면서 손맛터인 경우는 꽤 많습니다.
이런 곳에서 조과가 신통치 않은 이유는 일단 일반적인 유료터의 몰황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시기, 환경, 수온, 많은 사람들로 인한 영향 등..)
그런데 다른 유료터나 특히 자연지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이런 곳만의 매우 특이한 이유로 인해 조과가 형편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낚시꾼 바로 앞에서 떡밥 앵벌이하는 붕어들 때문..
이게 무슨 상황이나면,,
낚시를 하다 보니 붕어 녀석들이 바로 낚시꾼들 발치에서 떼로 몰려다니며 떨어지는 떡밥을 주워 먹는 것도 모자라 이미 학습이 꽤 되어있었는지 아예 대놓고 입을 벌리며 적극적으로 먹이를 달라는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녀석들의 상태도 낚았던 붕어들보다는 훨씬 좋고 쌩쌩해 보였습니다.
가장자리 벽을 타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먹이를 달라는 듯한 양어장 손맛터 붕어들의 이런 광경은 필자에게 있어 매우 특이한 경험이었는데 주변 분들은 이미 이런 현상에 이미 익숙한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래 상태가 멀쩡한 놈들은 다 이렇게 떡밥 앵벌이하는 약은 녀석들 뿐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상태가 좋은 붕어들은 오히려 학습을 통해 수면 위를 떠돌며 적극적으로 낚시꾼들이 흘리는 떡밥을 먹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개체들은 이런 개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바닥에 깔린 미끼를 먹다가 낚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다른 유형의 유료터에서는 보기 힘든 이런 희한한 현상 때문에 양어장 손맛터에서의 조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무튼 이 또한 특이한 경험이네요.
p.s.. 현장에서는 일행들과 낚시에 집중하느라 이런 주제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고, 스마트폰을 장거리 네비로 사용하려다 보니 배터리 부족 때문에 정작 붕어들이 떡밥 앵벌이 하는 광경을 찍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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