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치..
우리나라 민물에 사는 대형 담수어종으로 잉어목에 속해 있으나 성질이 급하고 무리를 이루어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수서곤충들을 잡아먹는 공격적인 포식성 어종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에 분포한 대형 어종으로 토종이긴 하나 한강, 임진강 등 서해로 흘러들어 가는 수계의 하천 하구나 유속이 느린 강계, 혹은 댐이나 호수와 같은 대형 고립 수계에 주로 서식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과거 먹거리가 없던 시절에는 드물게 구이, 튀김, 찜 등의 식용으로도 이용되기도 했지만, 잔가시가 너무 많아 요즘에는 거의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당찬 손맛을 선사하는 대형 어종이기 때문에 플라이낚시나 루어낚시의 대상어로 끄리나 눈불개와 함께 인기가 많은 어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강준치가 본래 서식지가 아닌 낙동강 하구, 즉 남해로 흘러들어 가는 수계로 이입되어 심각한 수중생태환경을 교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한 번식력에 빠른 성장 속도, 그리고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과 포악한 공격성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새로운 서식지로 유입될 경우 유해 외래어종인 배스나 블루길 못지않은 수중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몰고 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래전에 까치가 없던 제주도에 어느 정신 나간 지방자치단체장이 까치가 없는 제주도에 본토의 까치 울음소리를 듣게 한답시고 까치를 가져다 풀어놓아 제주도 산림생태계가 발칵 뒤집혀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토종 생물 중에서도 특히 어류는 특정 지역 서식지를 이탈하여 이입되면 심각한 생태환경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육상이 아닌 수중 생태계에서 이러한 이동 현상은 결코 자연적인 이동이 아니라 사람들에 의한 이입이나 댐·둑·보 건설 등의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초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폐해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이와 관련한 경북대 과학교육학부 동물분자계통분류학 황의욱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육상 동물은 이동성이 뛰어나 섬에 살지 않는 한 교류가 활발하다. 그러나 민물고기는 사실상 섬에 사는 것처럼 서식지가 좁아 인위적으로 옮기지 않으면 한 곳에서 수만 년을 살면서 독특한 유전적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다른 하천의 물고기를 애초 없던 하천에 옮기면 수만 년 동안 형성된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져 버린다." -경북대 황의욱 교수-
과거에는 흔치 않았던 이러한 강준치의 개체수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은,,
4대 강 개발로 인한 둑과 보의 증가와 댐 건설 등으로 깊은 수심의 정수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강 건설 이후, 특히 낙동강의 강 하구 둑이 건설되고 난 뒤에는,,
녹조와 같은 수질악화와 오염 현상이 수중생태환경 파괴로 비롯된 부분도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의 자연생태환경은 이미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여기에 토종 이입종인 강준치까지 유입되어 그 개체수까지 급증하면서 낙동강 수계의 전반적인 하천환경과 수중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강준치가 득실거리는 경기도 양평, 여주군 등지에서는 이 녀석들과 배스, 블루길 등 유해 외래어종들 때문에 다른 어종들의 포획이 어려워지자 지역 어민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어 강준치 역시 외래어종들과 함께 수매사업 대상으로 지정했다.
특히 낙동강 하구의 경우에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이입종인 이 강준치들이 개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갈수록 토종 붕어나 잉어와 같은 어종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에 외래어종은 아니지만, 이입종인 강준치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하여 어종 다양성과 수중생태환경을 지켜내야 한다는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결국..
강준치의 낙동강 점령 현상은 비단 이입종에 의한 돌발적 사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와 인위적으로 생물의 서식지를 함부로 교란한 대가는 온전히 사람들에게 되돌려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부정적 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p.s.. 낙동강 수계에는 본래 강준치 대신 강준치와 매우 흡사하게 생긴 백조어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백조어는 강준치와는 다른 種이며, 강준치에 비해 작고 공격성도 낮아 토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이러한 백조어는 최근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오히려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낙동강 수계에서 강준치 포획 시 백조어를 강준치로 오인하지 않도록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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