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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터와 대물터(배스터)에 대한 오해

초록누리 2018. 5. 20.

붕어낚시를 하다 보면 '토종터', '대물터'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말 그대로 토종터는 토종붕어가 많은 곳, 외래어종이 없거나 세력이 아직 약한 곳이라는 의미이고, 대물터는 외래어종의 개체수가 월등하여 작은 붕어나 살치와 같은 잡어들이 씨가 말라버려 큰 붕어, 즉 거의 대물급 붕어만 남아있는 곳이란 의미이다.

 

그런데 대물터라고 하면 마치 월척급 이상의 붕어들이 잘 낚이는 곳이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토종터에서 잔챙이 붕어(붕애)들한테 시달리고 나면 배스나 블루길이 드글거리는 대물터로 출조해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그런 곳에서는 잔챙이들에게 시달리지 않고 월척붕어만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인 듯하다.

  

토종붕어-랜딩-장면
토종붕어 랜딩 모습

 

낚시꾼들은 모두 월척을 낚기를 원한다.

물론 이것은 꾼이라면 누구나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매번 내가 꼭 대물을 낚아야 한다는 법은 없고, 또한 결코 그럴 수도 없다.

요즘에는 월척은 절대 흔한 고기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붕어의 크기에 상관없이 일단 낚으면 좋았고, 월척이면 더 기뻤던 시기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양어장과 같은 유료터에서 일정 크기 이상의 붕어들을 풀어놓고 그것을 낚다 보니 이제는 작은 붕어들이 낚이는 것을 못 견뎌하고 당연히 큰 붕어만 낚아야 한다는 강박적인 경향이 생겨난 것 같다.

  

그래서 작은 붕어들이 많이 서식하는 토종터, 즉 유해한 외래어종이 없는 곳보다 차라리 배스나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들이 서식하여 작은 붕어들은 씨가 마르고 대물만 생존해 있는 곳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하지만 대물터라고 쉽게 월척붕어를 낚을 수 있을까?

운이 좋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대물은커녕 붕어 입질 한 번 제대로 받기 힘들어 꽝을 치기 십상이다.

 

유료터-문광-저수지-전경
문광 저수지

 

토종터는 붕애들에게 시달릴 수는 있어도 심심하지는 않다. 

그리고 토종터라고 월척·대물붕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니, 더 많을 수도 있다.

대물터라고 큰 붕어들이 수시로 낚이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아예 입질 한 번 못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대물터를 찾는다는 것은 꽝을 칠 각오를 하고 가는 것이겠지만, 일부 낚시꾼들은 토종터에서는 고기가 작다고 투덜거리고, 대물터에서는 꽝을 쳤다고 허탈해한다.

  

잔챙이들과 잡어가 많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는 토종수중생태계가 아주 건강하다는 의미이며, 대물터라고 하는 곳은 남아있는 큰 붕어 개체수마저 사라지고 나면 아예 토종붕어 씨가 마르게 될 곳이란 의미인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어느 유료터에서는 낚시꾼들이 하도 잔챙이, 잡어 투정을 해서 관리인이 일부러 배스를 가져다 풀어놓은 곳도 있다. (A시의 ○○낚시터)

외래어종 유입경로가 존재할 수 없는 고립된 계곡지에 외래어종이 득실댄다는 것은 바로 이런 행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비가-내리는-날-저수지-우중출조-전경
비 내리는 날 우중출조

 

그런데 이와 같은 방류 해위는 명백한 불법이며 벌금, 징역 등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환경파괴 범죄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문제는 이런 행위를 낚시꾼들이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은 관리형 저수지 관리인에게 잔챙이들이 많으니까 배스나 블루길 가져다 풀어놓고 대물터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낚시꾼도 있다.

  

이런 자들은 막상 외래어종 유입으로 붕어 입질이 없어지면 또다시 토종터 타령을 하면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고, 토종터에서는 또다시 잔챙이 성화가 지겹다고 대물터 타령을 하는 부류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가 토종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외래어종으로 저수지의 낚시환경을 함부로 조절하려는 왜곡된 사고방식으로 매우 엄중한 환경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월척 대물 붕어는 그야말로 낚시꾼에게 있어 운 좋게 만나게 되는 행운이자 선물일 뿐, 출조할 때마다 수시로 낚아내야 하는 대상도 아니며, 누구든 매번 잡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작은 붕어들이 많다는 것은 한 마디로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크든 작든 붕어는 붕어일 뿐, 진정한 붕어꾼이라면 우리 토종붕어의 어족 자원 그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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