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랜만에 아산의 신수낚시터(동천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작년 이맘때 제방공사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는 거의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배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요즘 주말만 되면 어김없이 내리는 비와 심한 일교차는 봄 조황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터지는 바람과 쌀쌀한 날씨 때문에 기대했던 화창한 주말 출조 분위기는 여전히 요원한 듯합니다.
신수낚시터(동천저수지)는 규모는 작지만 어쨌든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형 저수지라서 붕어들의 산란이 평지형 저수지보다 다소 늦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 출조가 산란을 막 끝낸 붕어들의 휴식기일 듯해서 살짝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산란 직후 붕어들은 먹이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곧 농번기 배수기 시작되기 때문에 좋지 않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더 미룰 수 없어 신수지로 짬낚시 출조를 했습니다.
(노지 쪽 좌대에 자리 잡고 3대의 낚싯대를 편성했습니다.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 뒷받침대에 비닐로 임시 휴지통 장착)
역시 제 예상이 맞았는지 도착한 신수지에는 의외로 주말인데도 낚시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토요일부터 이번 주말 조황 또한 썩 좋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늦은 산란 직후 비가 내리고 수온(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저기압의 흐린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붕어들의 활성도가 바닥인 듯합니다.
관리소 앞 노지 좌대나 잔교에 일부 조사들이 몇 수의 붕어를 낚았다고는 하지만, 노지 좌대에 자리를 잡은 저와 다른 조사들은 입질 한 번 없는 말뚝 찌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지났을까?
머릿속으로 '언제 다음 출조를 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어디로 출조할까?' 등등,, 벌써부터 다음 기회를 생각하고 있을 때..
언제까지고 꿈쩍도 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찌가 거짓말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더군요.
맨 오른쪽 자수정드림 29대 어분글루텐+보리로 운용하던 채비였습니다.
찌가 서너 마디 정도 올라왔을 때 놓칠세라 서둘러 챔질을 했습니다.
예전 경험상 이곳 붕어들은 저수지 규모가 작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찌올림을 감상하려고 오래 기다렸다가는 헛챔질 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다행히 정확히 입 걸림이 되었고, 손으로 전달되는 묵직한 느낌은 월척급임을 직감하게 했습니다.
챔질과 달리 랜딩은 느긋하게 했습니다.
지독한 가뭄에 단비 같은 입질에 걸려든 한 방이었기에 손맛이라도 실컷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산란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산란 후유증으로 생긴 붕어의 몸 상처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꽝을 면하게 해 준 월척붕어였기에 저에게는 더없이 반갑고 예쁜 토종붕어가.. 아니라,
새로운 교잡종인 향붕어였습니다. ㅜㅜ
그러고 보니 향붕어는 유사 산란 행위는 하더라도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산란을 못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신수지 출조는 지난주 월랑지 출조와 정말 비슷한 여건의 상황과 단 한 마리의 월척 조과로 마무리하게 됨으로써,,
마치 대물터에서의 단 한 방과도 같은 묘한 분위기를 선사하였습니다. 유료터인데도 말이죠..
이제 곧 배수기가 시작되면 예민한 붕어들의 활성도가 급격히 저하되겠지만, 날씨가 더 따뜻해지고 붕어들이 적응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되면 좋은 조황과 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짧았던 이번 짬낚시 출조를 마무리하였습니다..
p.s..
그런데 향붕어 월척 기준은 토종붕어의 기준과 다를까요?
양식장에서 일정 크기 이상이 되어 출하되기 때문에 토종붕어 월척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 1척(30.3cm)이라는 건 길이 단위니까 1척을 넘기면 그냥 월척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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