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인 밤낚시 시즌입니다.
캄캄한 수면 위에 반딧불이처럼 총총히 드리워진 찌불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운 교교한 풍경입니다.
밤낚시의 매력은 아마도 찌불의 멋을 아는 붕어 낚시꾼들만 알 겁니다.
그런데, 밤낚시가 꽤 불편한 분들도 있습니다.
바로 밤눈이 어두워 채비를 회수할 때마다 원줄과 바늘이 안 보여서 고생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밤눈 어두운 분들을 위한 간단한 팁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밤낚시의 유일한 단점, 원줄 채비가 하나도 안 보여요 😰
밤낚시는 원래 기다리는 낚시입니다.
낮에는 집어 위주로 하다가도 밤에는 생미끼나 건탄, 혹은 글루텐도 찰지고 약간 크게 달아놓아 기다리는 낚시를 하는 것이죠.
하지만 붕어를 걸어내거나 채비를 회수해야 하는 상황은 반드시 발생하게 됩니다.
문제는 도시 불빛이 전혀 없는 야전에서는 원줄과 채비가 밤에 잘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캡라이트나 서치가 있으니까 비춰보면 아주 간단한 문제지만,
우리 붕어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될까봐, 혹은 예민한 붕어들을 놀라게 할까 봐 라이트 비추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찌불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채비를 무리하게 회수하려다가 자칫 잘못하면 바늘 채비가 얼굴 쪽으로 다가오거나 옷깃에 걸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해서 좀 위험합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시야 확보가 중요한 이유죠.
그래서 밤낚시 줄보기에 대한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밤낚시 줄보기 신박한 요령 😃
밤낚시 도중 채비를 회수할 때 보이지 않는 원줄과 바늘 봉돌을 볼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류해 봤습니다.
① 찌 멈춤고무(찌 스토퍼)를 활용하여 찌 이동시키기
이 방법은 찌 멈춤고무(유동 찌고무)를 이용한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찌 날라리 고정 찌고무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죠. (물론 요즘에는 거의 유동 찌고무를 사용하므로 이 방법을 소개합니다)
- 아랫쪽 찌고무만을 봉돌 위치 기준으로 찌탑 길이보다 조금 더 긴 위치까지 내려놓는 것입니다. (찌가 봉돌 채비에 닿지 않을 정도로 내려올 수 있게)
- 그러면 혹자는 '아니 그럼, 채비를 투척했을 때 찌가 잠기는 거 아녀?'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찌맞춤의 매커니즘이 아직 이해가 안 된 초보시죠. ^^;
- 이렇게 하면 채비회수 시 찌가 아랫쪽(봉돌보다 조금 윗부분 부근)까지 내려옵니다. 그러면 밤낚시를 위해 끼워놓은 케미라이트가 봉돌 채비 근처를 비추고 있기 때문에 바늘 채비, 원줄 등이 잘 보이게 됩니다.
② 줄잡이를 이용한 일회용 줄보기 케미라이트 사용
일단은 이 방법과 관련한 사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과거 어느 잡이터 양어장 밤낚시에서의 에피소드)
경기 북부권의 어느 잡이터 양어장 밤낚시 현장, 주말이라 꾼들로 빼곡한 양어장의 찌불의 향연..
그런데 유독 한 사람만 주변의 온갖 따가운 시샘을 뚫고 보란 듯이 연신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돋보기를 쓰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었는데 특이하게도 이 분의 채비 근처 원줄에는 빨간색 케미가 하나 더 달려있는 것이었다.
일명 '줄보기'라는 일종의 꺾어서 쓰는 일회용 케미라이트로 빛의 확산성이 덜한 빨간색 케미였다.
이런 상황이 연속되자 주변의 어떤 버릇없는 한 젊은 친구가 "아저씨! 아저씨가 물속에 케미를 넣고 낚시하니까 고기들이 다 도망가서 다른 사람들은 입질이 없잖아요"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자신은 말뚝인데 이 분이 잘 낚으니까 시샘을 해서 그런 것 같은데, 짜증이 난다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비를 거는 모양새였다. (양어장에서는 가끔 이런 녀석 하나씩 있다)
게다가 만약 그 친구 말대로 줄잡이 케미가 고기들을 다 쫓는 것이라면 정작 그분은 어떻게 그렇게 혼자서 대박 조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겠는가?
아무튼 그날 다른 이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그 친구는 툴툴거리며 철수를 했고, 그 어부 같던 분은 남들 생각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다시 낚시를 했는데도 여전히 잘 잡았다.

그때 그 분은 연세가 있으셔서 노안과 함께 밤눈이 어두워 그동안 계속 줄보기 케미를 사용해 왔다고 합니다.
괜히 잘 보이지도 않는데 양어장에서 캡라이트를 비출 수도 없고, 채비 회수하다가 오히려 괜히 주변에 피해를 줄까 봐 그랬다는 것이죠.
처음에는 그 분도 이 불빛이 물고기들에게 영향을 줄까 봐 걱정했는데 이제껏 이로 인해 조과에 영향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즉, 줄보기용 케미라이트를 사용하는 것도 밤눈이 어두운 꾼들에게 유용한 방법인 것입니다.
아! 그렇다고 이 줄보기 케미가 집어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건, 그런데..
요새는 이 빨간색 줄잡이용 줄보기 케미를 구하기가 예전에 비해 쉽지 않네요.
필자는 이 빨간색 케미를 줄잡이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초록색 케미 대신 그냥 찌톱에 꽂아서 사용하는 걸 선호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전자 케미나 전자찌를 사용해서인지 색깔을 불문하고 일회용 케미라이트는 거의 쓰지 않는 듯합니다.
일전에 오래 전 박스 채로 사놨던 일회용 케미가 남아서 최근까지 사용했더니 동출했던 후배 녀석이 "형님! 요즘엔 다 전자찌나 전자 케미 쓰지, 누가 이런 걸 써요?"라며 말하더군요.
'아니, 뭐 이런 거 쓰면 뭐 폼이 안 사나?'
아무튼,,
만약 줄보기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1. 줄잡이는 '수초 직공 채비' 용도로 판매하는 줄잡이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싸고 많이 들었다)
2. 케미는 꺾어서 쓰는 일회용을 사용하면 된다. (빨간색이 좋으나, 요즘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색깔 불문)
3. 줄잡이용 케미는 너무 밝을 필요는 없으니까, 밤낚시 하기 몇 시간 전에 미리 꺾어둔다.
4. 찌 스토퍼로 아랫쪽 하한선을 지정하면 되는데 봉돌 채비에 너무 가까이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이 줄보기 불빛이 물고기들을 쫓아내지는 않는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물론 집어를 하는 것도 아니구요.
③ "엄폐하여 밤하늘을 배경으로 관측하라"
이 말은 육군 전역한 사람이면 아마 빨리 이해했을 겁니다.
사방이 온통 캄캄한 상황에서 나의 노출은 최대한 줄이고, 적을 최대한 관측하기 위해서는 땅에 바짝 엎드려 엄폐한 뒤 밤하늘을 배경으로 표적 대상물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나는 숨고, 적은 노출시킨다는 뜻입니다.
아! 물론 채비•원줄이 적이라는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도시 불빛이 없어 온통 캄캄한 야전에서 가장 밝은 캔버스는 바로 하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은 가장 어두운 곳에 숨고, 표적은 가장 밝은 곳에 두고 관측한다는 의미입니다.
밤낚시하다가 채비를 회수했는데 원줄•채비가 잘 안 보인다면 낚싯대를 천천히 똑바로 들고 하늘을 배경으로 가만히 보면 원줄과 바늘 봉돌이 보입니다.
물론 밤눈이 아주 아주 어두운 분이나 흐린 날이어서 구름이 많이 낀 날은 효과가 별로 없기도 합니다.

④ 야광 봉돌을 사용한다
야광 봉돌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야광 봉돌은 바다낚시용 싱커가 대부분입니다만, 드물긴 해도 민물 붕어낚시용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분명 있습니다.
필자도 두 개 정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찾지를 못해서 나중에 발견하면 이미지 컷으로 한 번 올려드리겠습니다.
이 봉돌은 많이들 찾는 제품은 아니지만, 다른 기능성 봉돌처럼 추가 전용 오링크립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 출시한 것들은 따로 전용 오링이 없으므로 가운데를 열어서 편납을 작게 잘라 넣어 찌맞춤을 하거나 오링을 핀크립에 추가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축광•집광 방식이므로 빛을 쏘이면 일정 시간 동안 야광 효과를 발휘하는 그런 제품입니다.
예를 들어 야광 줄감개나 야광 뒤꽂이 캡을 연상하면 되겠습니다.
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캡라이트나 서치라이트 사용하세요
만약 모든 게 여의치 않으면 그냥 캡라이트나 서치라이트 쓰세요.
야간에 괜히 무리해서 채비 회수하기 위해 높게 설치된 좌대나 잔교에서 채비 당기러 다가가다가 그만 물에 빠집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그냥 편하게 라이트 써도 됩니다.
간간이 비추는 불빛 때문에 물고기 달아날까 봐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불빛보다는 낚시꾼들 떠드는 소리, 쿵쿵거리는 진동이 훨씬 더 문제입니다.
만약 주변에 낚시꾼들이 있어 서치를 비추기 난감하다면, 위의 ②번 요령처럼 일단 낚싯대를 천천히 똑바로 세우고, 최대한 다른 이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늘 방향으로 불빛을 비추어 보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본인의 안전이니까요.
이상으로 밤눈이 어두운 분들의 밤낚시 원줄채비 안전 회수 요령 방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밤낚시는 정말 찌멍•물멍하기 좋은 시간이며, 찌불이 밝히는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아무쪼록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밤낚시 출조 되시기 바랍니다~.
p.s.. 최근에는 눈부심이 덜한 '고스트서치'라고 하는 제품이 있긴한데, 좀 더 검증된 데이터를 가지고 추후 업데이트 하기로 하고 이번 포스트에서는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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