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를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하게 찾아오는 손님물고기들이 있다.
흔히 '잡어', '잡고기'라고도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잡고기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그 출조지의 수중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의미이다.
토종물고기들의 씨를 말리는 배스나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이 없다는 뜻이니까.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따로 주제를 설정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외래 어종은 제외하고, 토종 잡어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메기, 동자개, 피라미, 살치, 구구리, 가물치, 징거미 민물새우 등등.. 심지어 우렁이, 자라, 누치까지..
그중에는 붕어와 가장 닮은 잉어도 있다.
잉어의 어린 개체는 '발갱이'라고도 불리는데, 성체 잉어의 경우에는 1m 넘게 성장하는 녀석도 있다.
몸의 형태는 유선형이며 일명 '빵'이라고 불리는 체고는 붕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몸길이가 길게 쭉 뻗어있고 배 부분은 평형한 편이다.
이러한 체형 때문에 먹이를 취이할 때는 바닥에 배를 댄 상태에서 그냥 쭉 흡입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45도 각도에서 미끼를 물고 일어서느라 찌올림이 깔끔한 붕어와 달리, 조금 깔짝대는 예신 후에 쭉 빨고 들어가는 잉어의 입질 형태는 다소 지저분한 편이다.
게다가 잉어는 힘이 장사다.
향어와 함께 잉어목 물고기 중에서 단연 으뜸이기 때문에 강력한 손맛 자체는 붕어에 비해 월등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잉어는 붕어낚시꾼에게 그리 반가운 물고기는 아니다.
강력한 잉어의 손맛은 오히려 붕어보다 더 짜릿하겠지만, 잉어가 한바탕 휘젓고 간 포인트 자리에 경계심 많은 대물붕어가 다가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간적으로 쭉 빨고 들어가는 취이 습성 때문에 간혹 낚싯대를 차고 나가거나 옆에 편성해 놓은 낚싯대의 채비를 모조리 엉키게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잉어의 출현은 하룻밤 단 한방의 대물붕어를 노리는 대물꾼에게 결코 반갑지 않은 손님 물고기인 셈이다.
하지만 그 짜릿한 손맛과 격렬한 랜딩 승부 때문에 전문적으로 잉어를 노리고 잉어낚시 출조를 즐겨하는 잉어꾼들도 있다.
잉어는 잡식이지만, 식물성 미끼를 좋아하는 성체의 특성을 감안해 깻묵, 감자 등의 미끼로 전문적으로 잉어를 노리는 잉어낚시 역시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잉어 낚시를 위해서는,,
- 일단 최소한 원줄 4~5호 내외,
- 목줄 2.5~3호 이상의 튼튼한 채비를 준비하고,
- 잉어의 습성상 찐 깻묵과 같은 구수한 곡물에 어분을 배합하되 글루텐은 배제한 미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황토가루와 깻묵으로 밑밥을 뿌려 포인트를 형성하기도 한다.
잉어낚시용 낚싯대는 향어 전용대나 경질대를 사용하되, 경질대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경질대는 제압력은 우수하지만 순간적인 충격이나 비틀림에는 오히려 연질대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잉어는 붕어처럼 먹이를 취한 뒤 고개를 드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홱 돌려 가버리기 때문에,,
찌가 빨려 들어가는 형태로 표현되며, 5자 이상이면 낚싯대를 차고 나갈 확률도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
낚싯대를 들 때 바통대를 벗어나면 대가 부러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어마무시한 잉어 녀석을 계류낚시 장르인 플라이나 견지로 낚는 분들도 있다.
실로 대단하다.
(물론 계류낚시의 주 대상어는 눈불개와 누치이다)
잉어가 계류낚시를 하는 이런 견지낚시 채비에도 낚이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뻘바닥층에 주로 서식한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잉어는 붕어보다 상대적으로 더 다양한 서식지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강력한 손맛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잉어야말로 단연코 민물계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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