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붕어는 대표적인 저서성 담수어로 바닥층을 좋아하며, 생명력이 매우 강하지만, 의외로 서식지 바닥 환경과 수온 등에 민감한 민물고기입니다.
그런데 만약 상식적으로 알려진 붕어 서식 조건에서 벗어난 곳, 즉 유속이 있고 모래바닥인 지형에서도 붕어가 서식할까요?
오늘은 이러한 붕어 서식지에 대한 궁금증 중에서 바닥 지형에 대한 부분을 주제로 필자의 경험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붕어가 좋아하는 바닥 지형 환경
붕어가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서식지 조건은 낚시꾼이라면 모두 잘 알고 있겠지만, 일단 붕어가 좋아하는 바닥 지형의 조건에 대해 다시 한번 간단히 짚어보고 이어가겠습니다.
토종붕어 최적의 서식지 바닥 환경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박테리아, 유충 등의 유기물이 풍부한 감탕질 바닥
- 은신처와 산란장을 확보할 수 있는 부들, 연, 마름 등의 수초 지대
- 햇빛을 가리고 산소 공급이 원활한 오름 수위 육초대 사이
그러나 수초가 삭아들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가스 교환이 더 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회피하는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마름 등이 삭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수초대가 반드시 좋은 포인트는 아닙니다.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붕어는 유속이 안정되고, 유기물이 풍부하여 먹잇감이 많고 미생물 등에 의한 빛 굴절로 물색이 탁한 지형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유속이 있는 맑은 시냇물 모래 바닥 지형에도 붕어가 살까?
이 부분은 낚시 조건과는 무관하게 붕어의 서식 여부에 대한 것입니다.
과연 이런 지형에서도 붕어가 살고 있을까요?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필자의 어린 시절 경험담을 통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합니다.
추억과 관련된 경험담 ▼
여름철 시골에서 어린아이들은 천렵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맨발로 그물 삼태기랑 깡통 들고 맨날 물고기 잡아다가 어죽 쑤어 먹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죠.
애들이 주로 사용한 '그물 삼태기'라는 건,,
마치 곡식 까부르는 데 사용하는 '키' 모양으로 생겼으며, 테두리는 나무로, 바닥면은 짚으로 엮은 것이 아니라 그물로 덧대었고, 한쪽 면에 끈으로 손잡이를 만들어 건져 올릴 때 잡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지금 흔히 쓰는 족대는 형들이 주로 쓰는 도구였고, 당시 필자가 살던 동네의 사투리로는 족대를 '반도'라고 불렀습니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맞두레'라는 것도 있었는데 이것은 가로길이가 몇 미터나 되는 긴 족대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어른들은 이것을 양쪽에서 맞잡고 냇가 중앙을 서로 훑어 올라가면서 빠른 유속을 질주하는 피라미떼를 잡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순전히 어죽용 물고기 포획 용도로 사용한 겁니다. 어죽용 물고기로는 피라미, 갈겨니만 한 게 없거든요.
붕어는 매운탕, 어죽으로 요리하기에는 적절치 않고, 씨알 좋은 개체들로 '붕어찜'을 주로 해 먹었습니다.
당시 필자 시골 동네의 시냇가는 어린아이 눈으로 봐서 그런지 작은 샛강만큼이나 커 보였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계곡 같은 최상류는 아니고, 강의 본류와 만나는 하류도 아닌 굽이굽이 펼쳐진 딱 중류 川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시냇물 양쪽의 한쪽은 논들이 펼쳐져 있고, 다른 한쪽은 산 절벽이 있는 지형이었는데 직벽 근처는 깊고 유속도 빨라서 근처도 가지 않았습니다. (작은 한탄강 중류 정도로 연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이들의 천렵 장소는 바로 모래사장과 그 너머 논들이 있는 지형이었습니다.
당시 수심이 얕은 곳은 무릎, 깊은 곳은 가슴팍 정도였는데 아이들 기준이었으니 더 얕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속은 빠른 편이었고, 바닥은 완전히 모래 바닥이라 맨발도 다니는 감촉이 너무 좋았습니다.
100% 자연 하천이라 굽이굽이 수량이 풍부한 여울도 있었고, 가장자리에는 정말 다양한 수초와 물풀들이 자라 있었습니다.
이런 곳이 바로 천렵 포인트였죠!
당시 그 깨끗한 샛강의 생물 다양성은 지금도 꿈결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말 다양했습니다.
유속이 있는 곳이었어도 가장자리에는 유속이 잔잔하거나 작게 형성된 여울들이 많아서 그야말로 생물도감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때 늘 만나던 수생 생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물고기 : 송사리, 갈겨니, 모래무지, 피라미, 불거지(혼인색이 예쁜 피라미 수컷), 납자루, 붕어
- 양서류 : 올챙이, 두 발 달린 올챙이가 유독 많았음.
- 수서곤충 : 물장군, 게아제비, 물방개, 물땡땡이 등
중요한 것은,,
유속이 있고, 모래 바닥임에도 불구하고 붕어가 아주 많았다는 겁니다.
주로 가장자리 수초대를 삼태기로 훑거나 형이나 누나들은 그냥 물풀 속을 헤집어 손으로 움켜서 붕어들을 쉽게 잡았습니다.
물론 수심이 낮은 곳이라서 그런지 월척급 붕어들은 아니고 작은 붕어들이었지만, 준척급 붕어들도 심심치 않게 잡혔습니다.
그때는 맑은 모래 바닥 시냇물에도 붕어가 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낚시꾼이 되기 전까지는..
아무리 모래로 이루어진 바닥이나 유속이 있는 환경이라 할지라도 붕어가 많이 살고 있던 이유를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마도,,
- 유속이 느리게 머무는 여울의 분포,
- 풍부한 수량과 용존산소량,
- 가장자리 수초(水草)와 육초(陸草) 군락들이 형성된 환경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작은 물고기 떼와 치어들, 각종 수서곤충 등..
천혜의 생물 다양성과 오염되지 않은 환경 덕분에 은신처와 먹잇감이 풍부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마무리 생각
붕어가 좋아하는 서식지 환경은 이미 서두에서 언급했습니다만,,
유속이 있고, 맑은 물색에 모래 바닥이라도 유기물과 각종 수서 생물들이 풍부하며, 여기에 용존산소량까지 풍부한 곳이라면 붕어가 살고 있습니다.
물론 유속이 빠르고 마사토나 자갈 바닥으로 이루어진 최상류 냉수성 계류 지역은 예외입니다.
낚시꾼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우리의 토종생태 환경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는 오직 붕어낚시 장르의 시각에서 선입견을 갖거나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고, 토종 생물 및 어족 자원 보호와 매너를 잘 지키는 것이 낚시라는 레저 활동과 생태 환경이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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