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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와 전통 얼음낚시 (붕어·잉어 견지낚시의 추억)

초록누리 2024. 11. 11.

붕어낚시를 계절 시즌의 형태로 크게 나누면 물낚시와 얼음낚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마니아들만이 즐기는 이러한 한겨울 얼음낚시의 유래는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전통적인 견지낚시의 역사는 조선시대는 물론 그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고유의  전통 낚시, 한겨울 한강의 얼음 견지낚시

 

1970~1980년대 전후 한강 얼음낚시는..

당시 TV 뉴스의 겨울철 시즌 단골 보도 내용이었을 정도로 지금은 볼 수 없는 추억의 겨울낚시로서 연세 지긋한 조사들에게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곧 다가올 겨울 시즌을 맞아 추억의 견지 얼음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견지낚시란 무엇인가?

 

우선 '견지낚시는 어떤 유형의 낚시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견지의 유래와 개요, 장비,

대상 어종, 한강 얼음낚시 풍속도,

그리고 견지낚시의 추억의 순으로 소개합니다.

 

견지의 특징과 유래

 

먼저 특징부터 간단히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견지낚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 고유의 전통 낚시입니다,
  • 연 날릴 때 줄을 풀고 감는 얼레와 같은 원리인 견지를 사용합니다.
  • 대낚시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장비의 간편함과 독특함이 돋보입니다.
  • 수심과 거리에 제약이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 찌로 입질 파악을 하는 것이 아닌, 라인의 입질 감도(계류)나 끝보기 낚시와 같이(저수지) 견지가 인사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고 하는 낚시입니다. 짧은 고추형 유동 찌를 달아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예신이 없이 갑자기 어신이 오는 낚시입니다.

 

계류에서-견지낚시를-하고-있는-낚시꾼들
계류 견지낚시

 

'우리 민족인 언제부터 견지를 사용해서 물고기 천렵을 해왔는지?'에 대한 유래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조선시대 겸재 정선이 그린 ‘소요정’이란 그림이 견지 낚시꾼의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오래된 자료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삿갓을 쓴 강태공 두 명이 배를 타고 견지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 그림은 1600년대 말쯤 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이 낚시의 유래가 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온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견지낚시 장비

 

이 낚시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간편함입니다.

 

조선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견지낚시는,,

작은 나룻배를 타고 저수지 중간에서 채비를 드리우거나 한겨울 얼음낚시 장비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러나 낚싯대 장비의 발달과 수요 증가로 견지낚시는 주로 계류낚시에서 많이 사용되었고, 좌대에서 아이들 피라미 낚시용으로 종종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붕어를 대상으로 하던 시기의 견지낚시 장비는 정말 간단했습니다만,

최근에는 계류낚시에서 주로 운용되면서 마니아 층이 동호회를 이루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저수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적 장비와 소품이 많다고 볼 수 있는 계류에서 운용하는 견지낚시의 기본 장비와 종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겠습니다.

  

① 견지채 (얼레)

 

입문용과 중급자 이상 용도로 구입할 수 있는데 일반 낚싯대에 비해 매우 저렴하며, 다대 편성을 하는 것도 아닌 데다, 서브로 한 두 개 정도만 더 준비하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몇 천 원 대의 초저가 제품은 손잡이가 빠진다든지 허리힘이 약해 큰 물고기를 낚기가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3만 원대 정도의 입문자용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낚싯대들이 연질대와 경질대 등으로 성질이 구분되는 것처럼 견지채도 강 · · 약 대로 구분되는데 입문용으로는 중대가 적당합니다.

 

견지채가 낚싯대에 비해 작다 보니, 견지낚시는 작은 고기를 잡는 것으로 알기 쉬운데,,

계류에서는 이 작은 견지채로 1m 멍짜급 누치를 대상어로 하며, 저수지에서는 월척급 이상의 붕어나 잉어를 잡아낼 수 있는 낚시입니다.

 

따라서 강대는 대형 누치, 중대는 적비급 누치와 소형어들, 약대는 잔잔한 여울에서 피라미, 갈겨니 위주의 소형어를 낚기에 적합합니다.

 

② 낚싯줄

 

일반적으로 나일론 1호 ~ 2호 이하를 많이 사용합니다.

너무 두꺼우면 설장에 잘 밀착되어 감기지 않습니다.

 

한여름에는 나일론줄이 늘어지는 경우가 있어 카본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줄은 약 50m 정도로 감는데, 설장의 상단과 하단에 각각 절반씩 감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채비가 터졌을 때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고, 설장 밸런스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채비를 흘리는 거리는 10 ~ 20m 정도지만, 계류나 여울에서 낚시꾼끼리의 간격은 대략 50여 m를 유지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견지채
견지채(견지낚싯대-얼레)

 

③ 추 (편납, 봉돌)

 

채비를 가라앉히기 위한 소품입니다.

편납은 미세 조절이 용이하나, 환경오염 문제가 있고, 친환경 봉돌은 미세 조절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편납은 노랑 기저귀 고무줄을 낚싯줄에 관통시킨 뒤, 고무줄 위에 고정하여 사용하는 것이 편리한데 길이는 약 7cm 정도가 적당합니다.

 

④ 바늘

 

세이코 바늘 기준 5 ~ 6호가 일반적이며, 대형 누치를 노릴 경우에는 8 ~ 9호가 적당합니다.

 

⑤ 기타

 

  • 살림망 : 물살이 센 곳에서는 저항을 줄이기 위해 그물코가 넓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썰망 : 집어를 위한 밑밥용 그물. 환경오염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조사도 많습니다.
  • 수장대 : 살림망이나 썰망을 걸어두기 위한 긴 쇠말뚝 같은 것
  • 안전 장비 : 구명조끼, 웨이더(돌이끼 등으로 인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 바닥에 펠트가 장착된 것)
  • 메인 미끼 : 구더기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캣치 앤 릴리즈'를 위해 썰망과 살림망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조사분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수장대도 필요 없으므로 장비는 매우 간단해집니다.

 

견지낚시 대상 어종

 

조선시대처럼 오염되지 않고. 어자원이 풍부하고, 물고기들이 순진했던 시대에는 아마도 견지로 모든 어종을 다 낚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견지로 나룻배를 타고 저수지 한가운데서, 혹은 한겨울 얼음낚시로 붕어, 잉어, 메기 등을 대상 어종으로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현재 저수지에서는 견지낚시를 거의 볼 수 없고, 대낚시로 다대 편성하는 것이 대세라서 그런지, 견지는 주로,,

 

  • 마니아 층이 하는 계류나 여울에서 대형 누치를 대상으로 하는 낚시,
  • 혹은 좌대에서 여성이나 아이들이 하는 잡어낚시,
  • 또는 2 ~ 3천 원짜리 얼레로 하는 피라미나 빙어낚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계류낚시의 라이벌, 플라이낚시의 주력 대상 어종은 눈불개입니다.

 

옛날 한강 견지 얼음낚시와 추억의 시골 얼레낚시

 

198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 한강이 얼어붙었습니다.

그렇게 한겨울 추위가 몰아닥칠 때면 어김없이 뉴스 보도에서는 얼어붙은 한강과 그곳에서 얼음낚시를 하는 낚시꾼들의 모습이 단골로 나왔습니다.

 

1990년도 이후부터는 한강이 어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장면들도 한때 추억의 풍속도처럼 되어버렸지만 말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오염, 그리고 한강 개발로 인한 유속 등이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 얼음낚시 화면을 잘 들여다보면, 지금처럼 대낚시가 아닌 견지로 얼음낚시를 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상어는 물론 붕어와 잉어였죠.

어떤 낚시꾼들은 견지로 삼봉 훌치기낚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강에서-얼음-견지낚시를-하고-있는-낚시꾼들
1970년대 한강 얼음 견지낚시 풍경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연 날리는 얼레를 가지고 견지낚시를 흉내 내서 낚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읍내의 낚시점에서 1회용 낚싯줄과 바늘 세트를 사다가 얼레에 감고 미끼를 달아 붕어낚시를 했는데 제법 쏠쏠한 조과를 맛보곤 했습니다.

 

겨울철에는 구더기를 구할 수가 없어서 보리밥을 미끼로 해도 당시 붕어들이 순진해서 그랬는지 잘 물어주었습니다.

큰 붕어를 많이 잡지는 못했어도 손바닥 만한 토종붕어들을 꽤 잡아다가 찜을 해먹기도 했습니다.

 

입질이 아예 없으면 없었지,,

찌가 없어도 붕어가 일단 미끼를 물면, 예산 없이 얼레가 돌아가거나 인사하듯 쿡쿡 처박히는 강한 입질이 들어오기 때문에 낚시 자체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시골 아이들의 이런 얼레낚시는 한겨울 얼음낚시만 한 게 아니라 여름에도 가능했습니다.

 

방죽(저수지) 둑방에는 수문을 여는 작은 방파제 같은 것이 저수지 쪽으로 돌출된 곳이 있는데 그곳에 앉아 줄을 드리워서 얼레낚시를 한 것이었죠.

여름에는 소똥 뒤집어 보면 구더기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붕어뿐만 아니라 메기 같은 것도 막 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겨울에 연을 만들어 날렸기 때문에 견지를 따로 사지 않고, 얼레를 이용해 이렇게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

수심이 낮은 곳에서는 버드나무나 대나무를 꺾어 만든 대낚시를, 수심이 깊거나 겨울철 얼음낚시에는 이렇게 얼레를 사용한 것이죠.

물론 낚시보다는 삼태기나 맞두레(긴 족대)로 천렵하는 걸 더 많이 했지만 말입니다.

 

이제는 모두 추억의 한 장면이 되어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림들입니다.

어느덧 겨울이 오는 길목에 불현듯 옛날 추억들이 떠올라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즐거웠던 풍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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