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30년은 된 것 같은데,, 당시엔 인치기를 사용한 멍텅구리 낚시, 바늘이 세 개 달린 삼봉낚시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멍텅구리 낚시는 주로 낚시 초보자들이나 장대를 이용하는 꾼들이 사용한 채비였고, 삼봉낚시는 주로 연세 지긋하고 조력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이 외봉돌에 바늘 세 개가 달린 채비인 삼봉낚시를 즐겨했습니다.
지금은 모두 이미 추억이 된 붕어낚시 채비들이죠..
인찌기 멍텅구리 낚시
인찌기('인치기'라고도 함)는 떡밥을 뭉치는 납봉이 한 가운데 있고, 주변에 바늘이 3개(3본), 혹은 5개(5본)가 있습니다.
납봉과 바늘의 목줄들은 위쪽에 있는 가벼운 소재(마치 약간 단단한 스펀지 같은, 나중엔 고무나 실리콘 소재가 나옴)의 가운데를 통과하여 모여있고, 또 바로 그 위에 연결 매듭이 있어 원줄과 직결하거나 도래에 연결할 수 있는 채비입니다.
바늘과 떡밥을 뭉치는 납봉은 모두 바닥에 살짝 닿아 세워지고, 목줄은 모두 서 있는 그런 형태입니다.
그래서 무거운 납봉보다 부력이 크지 않는 찌라면 찌맞춤도 전혀 필요 없었으며, 떡밥도 바늘에 다는 것이 아니라 봉돌에 그냥 크게 뭉쳐 달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이 필요 없었습니다.
물론 인찌기 낚시의 입질은 깔끔하진 않아서 작은 붕어들의 경망스러운 입질과 예민한 어신들도 즉각적으로 나타나며, 거의 자동 빵 훅킹이 많아 입문자들에게 단순히 고기 잡는 재미만을 갖게 하기엔 아주 좋은 채비였죠.
그렇다고 초보자나 아이, 여성들만 이런 채비를 썼던 것은 아니고, 조력이 있는 분들이 4.0칸 이상의 장대를 사용할 때도 캐스팅 투척의 용이성과 기다리는 낚시를 위해 건탄 미끼를 달아 이 채비를 사용했습니다.
당시 낚싯대들은 지금처럼 고탄성 경질대가 아니라 글라스 로드, 혹은 반카본이 주류여서 36칸만 돼도 앞치기가 어려운 장대 축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멍텅구리 채비는 낚싯대를 받침대에 거치해 두고 원줄을 당겨 채비를 한 두 번 흔든 다음 앞으로 살짝 던지면 낚싯대가 알아서 끌고 가는 그런 방식의 캐스팅이어서 조금만 해도 익숙해져 안정적으로 캐스팅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멍텅구리 채비는 떡밥을 크게 뭉치는 데다가 당시 낚싯대들의 탄성이 좋질 않아서 이 채비로 앞치기나 스윙으로 투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p.s.. 인찌기(인치기)를 릴대 원투 낚시 붕어 떡밥용 바늘 채비의 축소 버전으로 보는 이도 있습니다. 인찌기 채비는 붕어낚시, 원투 릴낚시용 외에도 잉어낚시용 버전도 있습니다.
삼봉낚시
삼봉낚시는 말 그대로 외봉돌에 바늘이 3개 달린 채비입니다.
외바늘, 스위벨, 편대 등.. 다양한 채비가 있는 요즘에 비하면,, 삼봉낚시는 외봉돌 양바늘 채비가 주류였던 당시의 유일한 변형 채비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삼봉 채비는 모든 바늘마다 각각 떡밥을 달거나, 3개의 바늘을 합봉 하여 떡밥을 크게 달아 집어와 훅킹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었습니다.
혹자는 바늘 1개에는 잘 풀어지는 원자탄 떡밥을 조금 크게 달고, 바늘 2개를 합봉하여 잘 안 풀어지는 곰표 떡밥을 다는 짝밥으로 운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바늘 1개에 지렁이를, 나머지 바늘에는 떡밥을 달아 생미끼와 곡물 미끼를 병행하는 짝밥낚시를 구사하는 꾼도 있었습니다.
전투낚시, 템포낚시에서의 '집어'라는 개념이 없던 당시에는 아마도 '이것이 확률을 높이는 집어낚시의 시작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일각에서는 인치기를 이용한 멍텅구리 낚시는 바늘이 5개인 것을 의미하고, 멍텅구리 낚시 채비에서 바늘이 3개인 것을 삼봉낚시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외봉돌에 바늘 3개가 달린 진짜 삼봉낚시가 상대적으로 그리 흔한 채비는 아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떡밥 종류라고 해봐야 미숫가루, 콩가루, 번데기 가루, 건빵가루 등의 원료로 만든 떡밥 콩알낚시용 '곰표떡빕'과 깻묵, 보리, 강냉이가루 등으로 잘 풀어지게 만든 신장떡밥의 전신 격인 '원자탄'이 거의 전부였고, 채비 또한 외봉돌 양바늘 채비가 주료였던 시절..
멍텅구리낚시는 낚시 입문자와 장대 치기 꾼들에게, 삼봉낚시는 아는 사람만 한다는 조금은 특별한 낚시채비였던 것입니다.
너무도 다양해진 채비 기법과 세련된 낚시 장비들, 그리고 온갖 다양한 미끼류와 배합법 등으로 오히려 어질어질한 요즘,,
단지 바늘 개수로 무언가 새롭게 시도하려 했던 멍텅구리, 삼봉낚시는 그 당시 순진무구하기만 했던 토종붕어들과 함께 이제 모두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의 낚시가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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