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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의 경계심, 밤낚시와 불빛·소리·진동이 붕어에 미치는 영향

초록누리 2023. 4. 24.

붕어뿐만 아니라 물고기들은 경계심이 무척 강하다.

그래서 특히 고요한 밤낚시를 할 때는 소리, 진동, 그리고 불빛을 조심해서 예민한 물고기들의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붕어낚시를 하다 보면 한 가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불빛은 정말 밤 붕어에게 큰 영향을 끼칠까?' 하는 것들이다.

 

붕어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요인들

 

붕어뿐만 아니라 물속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수중 생물들이 경계하는 요인들은 아주 많다.

여기에는 먼저 자연적인 요인과 낚시꾼으로 인한 인위적인 요인이 있다.

(여기에서 인위적인 변화 부분은 '개발'과 같은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 아닌 낚시꾼에 의한 요인만 다룬다)

 

수면위의-케미라이트가-빛나는-고즈넉한-밤낚시터-풍경
고즈넉한 밤낚시 풍경

 

자연적인 변화

 

물고기들에게 가장 큰 생존 위협은 홍수에 의한 범람, 반대로 가뭄이나 농번기 배수로 인한 수위의 급격한 변화다.

옆줄을 지닌 붕어는 급격한 수위 변동을 재빨리 알아차린다.

배수기에 낚시가 안 되는 것을 혹자는 "지붕이 내려앉는데 붕어라고 밥이 넘어가겠나?"라는 식으로 비유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배수를 정기적으로 하는 저수지는 배수에 의한 영향이 적다.

오히려 배수로 인해 낚시하기 좋은 수심을 형성하거나 접근하지 못했던 포인트로의 진입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을 수도 있다.

 

급격한 수온 변화 역시 무시 못하는 요인이다.

물고기나 수중 생물들에게 갑작스러운 수온 1 ~ 2도의 변화는 사람이 느끼는 몇 도 차이의 기온 변화를 훨씬 초월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변동이 절기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 것이 아닌 단기간의 급작스러운 변화일 때 붕어들은 움츠러든다. 

사람이 식음을 전폐하고 가부좌를 트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에게 가장 활동하기 좋은 계절인 봄날에 하룻밤 사이 조황이 천차만별인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낚시꾼에 의한 인위적인 영향

 

붕어낚시꾼에 의한 붕어들의 경계심 자극 요인은 일단 진동, 소리(소음), 불빛.. 이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소음(소리)

 

소음 역시 수중 생물들에게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필자의 경험이나 관련 자료들을 찾아봐도 소리는 붕어에게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물 밖에서의 소음일 경우이며, 만약 수중으로 소음을 유발한다면,, 이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

하지만 물속에 입을 쳐박고 소리를 지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유료터 낚시터에서 타인을 아랑곳하지 않고 동출한 일행들과 시끄럽게 떠드는 행위다.

이는 오랜만에 자연에서 조용한 힐링을 즐기고자 하는 주변 낚시인들에게 짜증 나는 피해를 주는 측면이 더욱 크다는 점이다.

 

낚시터에서는 정숙!  이것은 조과 이전에 매너, 비매너의 문제다.

 

진동

 

낚시에 있어서 충격, 파장, 파동 등의 진동은 확실히 치명적이다.

낚시를 안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순한 물결이 아닌 낚시꾼이 야기하는 진동은 거의 대부분 수중 소음까지 동반한다.

 

붕어는 옆줄을 통해 물결의 파동이나 진동을 아주 민감하게 감지한다.

물속에서는 파동을 타고 소리가 더 크고 빨리 퍼져나가는 것도 문제다.

 

양어장이나 관리형 저수지 잔교가 오래되었거나 견고하지 않다면, 이동할 때마다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수중으로 전달될 경우에는 사람이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강도로 수중 생물들에게 전달이 된다.

주말에 사람이 많은 잔교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어를 하기 위해 채비 투척을 자주 하는 것 역시 진동에 의해 낚시가 잘 안 되는 이유이다.

 

밤낚시에-나와준-준척급-붕어
밤낚시에 나와준 붕어

 

불빛 (캡 라이트, 랜턴, 가로등)

 

붕어낚시의 방해 요인 중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불빛이다.

하지만 이 또한 확실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예를 들어,,

가로등 불빛이 원래부터 있었던 자연지 연안에서의 밤낚시는 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는 것이다.

조락무극의 진행자 송귀섭 조사의 말을 인용하자면, "불빛에 이미 학습된 붕어는 불빛에 대한 경계심이 크지 않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의 기억으로도..

아주 오래 전 케미라이트가 나오기 전, 밤낚시 할 때는 카바이드를 원료로 사용하는 '칸델라'라는 것을 이용하거나 찌톱에 반사 테이프를 붙인 뒤 랜턴(플래시)을 그대로 수면 위의 찌를 마냥 비춰서 밤낚시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어쨌든 붕어는 잘만 잡았다.  그때 붕어들이 순진했던 건가?

 

(칸델라는 카바이트에 물을 부어 생기는 가스로 불을 붙인 뒤 반사시켜 사용하는 것인데 칸델라 불빛이 후레쉬보다는 훨씬 밝기는 했지만, 카바이드가 심각한 수질 오염원이었다)

 

지금도 갑자기 불빛을 물속으로 확 비추면 물고기들이 움찔하는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불빛 때문에 고기들이 다 도망간 뒤 다시는 근처에도 안 오는 그런 소설 같은 스토리는 없었다.

어쨌든 이 부분은 여러 의견들이 분분하다.

 

(물론 불빛을 물속으로 갑자기 비추면 물고기들의 경계심을 어느 정도 자극하겠지만)

그러나 야간 불빛에 낚시꾼들이 물고기들보다 더 예민한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불빛이 수중 생태계에 직접 미치는 영향보다는 야간 밤낚시를 하는 사람들끼리의 밤 시야를 신경질적으로 방해하는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것은 매너의 문제다.

 

p.s :: 수중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경계하는 요인들은 이 밖에도 수 없이 많지만, 오늘은 단지 붕어 낚시꾼의 입장에서 본 몇 가지 붕어의 경계심 요인에 대해 언급해 보았습니다.

필자 개인의 생각도 가미되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참고하시기 바라며, 언제나 어복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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