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붕어낚시를 하면서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이면서도 제일 다루기 힘든 주제인 붕어의 입질과 챔질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낚시꾼이라면 아마도 이 부분은 때때로 명확한 매뉴얼 같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영원히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을 미스터리 영역과도 같을 겁니다.
예전부터 일정 크기 이상의 토종붕어 입질이라고 한다면,,
먼저 살짝 건드리거나 내려가는 예신이 먼저 포착되고, 찌를 중후하게 쭉 올려주는 패턴을 기대할 것입니다.
처음에 낚시를 배우는 낚린이 입장에서 가장 많이 가르침을 받는 내용이기도 하죠.
그러나 토종붕어라고 해도 경우마다 입질 패턴은 상황에 따라 매번 모두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입질이 없어 말뚝으로 꽝을 치는 것보다도 더 힘든 부분이 어쩌면 붕어의 입질 표현에 따른 정확한 챔질 타이밍일 겁니다.
일반적인 토종 붕어의 입질 형태
토종붕어라고 해도 시기, 기후, 장소, 미끼, 활성도, 낚시꾼의 채비 등에 따라 제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일단 준척급 이상의 토종붕어가 봄 ~ 가을 시즌까지 일반적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입질 패턴에 대해 먼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예신의 유형
- 가만히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 : 붕어가 처음 미끼를 빨아들이기 시작하는 경우, 아직은 조금 이른 상황
- 좌우로 깔짝거림 : 붕어가 미끼를 조금씩 건드리거나 반복적으로 살짝 물었다가 바로 뱉는 경우
- 살짝 내려가는 모습 : 둔덕 위나 돌, 수초 등의 위에서 나타나는 입질, 또는 물고 옆으로 살짝 이동한 경우
- 갑자가 찌가 확 올라와 깜놀하게 되는 경우 : 잡어나 블루길의 성화이거나 붕어가 지나가다가 원줄을 건드린 경우다. 예신이라고 하기에도 부적합하지만, 찌를 통해 나타나는 흔한 현상이다.
2. 본신의 유형
- 예신에 이어 멈추지 않고 곧바로 찌가 쭉 올라오는 모습 : 붕어가 가장 안정적인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제일 이상적인 본신
- 예신에 이어 잠깐 멈춘 뒤 다시 올라오는 것 : 큰 붕어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느긋하게 미끼를 취이하는 행동일 때 나오는 유형이다.
- 살짝 내려갔다가 쭉 올라오는 입질 : 경사지, 둔덕 등에서 하는 입질, 옆으로 이동했다가 거기서 바로 올리는 입질
- 살짝 올리는 듯하다가 계속 쭉 끌고 들어가는 형태 : 불안한 상태이거나 여러 마리가 먹이 경쟁할 경우 주로 나타난다. 물고 주변으로 급히 이동하는 경우이다.
- 조금 올리더니 옆으로 그대로 공을 몰고 가는 드리블 같이 옆으로 질질 끌고 가는 입질 : 수심이 낮은 곳에서 나타나는 유형이거나, 한 마리의 붕어가 미끼를 물고 주변 은신처로 가는 동작에서 나타난다. 만약 이런 유형이 옆으로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수면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메기일 가능성이 더 크다.
3. 기타
- 붕어인데 예신도 없이 갑자기 찌가 쭉 올라오는 경우 : 줄을 건드린 것도 아닌데 이럴 경우는 위의 4번과 같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유형이다.
- 왠지 모르게 알 수 없이 찌가 올라와 있는 경우 : 수직 대류, 표층 및 수중 수온 변화와 차이로 인해 부력 변화로 올라오는 경우
- 아주 아주 조금씩 서서히 스멀스멀 올라오는 경우 : 챔질 타이밍 잡지도 못할 이런 현상은 우렁이, 새우, 징거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토종붕어 입질 챔질 타이밍
챔질 타이밍은 낚시꾼마다 자신의 경험과 챔질 습관 패턴에 의해 결정됩니다.
찌오름을 만끽하고 찌가 다 올라와 잠깐 멈추는 찰나에 챔질을 하는 경우도 있고,
찌 오름폭과 상관없이 본신이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 모두 챔질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후킹 확률은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1. 토종붕어가 대상어라는 점.
2. 위에서 언급한 본신 입질의 유형일 경우에만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본신이 아닌 예신일 때 챔질을 하면 당연히 헛챔질이 될 확률이 훨씬 높겠죠.
헛챔질이 계속되면 붕어들의 이상한 입질 때문에 그런 것이란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갈수록 붕어들의 입질 유형이 과거에 비해 예민하고 지저분해진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밖에도,,
- 다양해진 채비 종류에 비해 정작 사용하고 있는 해당 채비에 대한 이해가 낮아 사용이 미숙하거나,
- 미끼를 적절하게 운용하지 못할 경우,
- 토종붕어가 아닌 떡붕어나 향붕어인 경우에는 제각각의 입질 유형을 구분하기도, 일정한 패턴의 입질 형태를 기대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한 때 양어장 대표 어종이었던 중국산 수입붕어 (일명 '짜장붕어)는 입질이 예민해서 그렇지 찌올림은 토종붕어 못지않았고, 군집을 이루며 몰려다는 데다 집어가 되면 한동안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폭풍 집어'라는 식으로 과도하게 집어를 해서 폭발적인 마릿수 조과를 맛보기도 했지만, 가격 인상과 높은 폐사율로 인해 대부분의 양어장에서 퇴출된 요즘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성공적인 챔질 타이밍의 전제는,,
1. 자주 가는 출조지 붕어의 특성을 빨리 인지하는 것입니다.
2. 낯선 출조지일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해당 지역 붕어들의 예신과 본신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노지에서) 기다리는 대물낚시가 아니라면 찌올림을 만끽하려고 지켜보는 것보다는 (유료터일 경우) 본신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바로 챔질을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4. 후킹에 성공했을 때마다 해당 지역의 입질 유형을 기억해 둬야 유리합니다.
떡붕어는 내림 중층(전층) 낚시 대상어이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교잡종인 향붕어의 입질 형태에 대해서는 아래의 관련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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