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꾼에게 월척을 만나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죠.
출조할 때마다 마릿수 조과보다도 대물 한 마리 낚아보길 기대하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월척이나 대물붕어는 결코 수시로 낚이는 그런 흔한 물고기가 아닙니다.
일정 크기 이상의 수입붕어들을 풀어놓는 양어장이나 작은 유료터가 아닌 다음에야,,
자연 노지는 물론이고, 자연 저수지를 관리형으로 전환한 대형 유료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지라도 배스터나 블루길 등의 외래 어종이 바글거리는 터가 센 곳은 입질이 오면 월척급 이상이 대부분이지만,,
붕어 입질 한 번 받기가 아예 어렵죠. 붕어를 비롯해 토종 물고기의 씨가 거의 말라버렸으니까요.
토종터는 작은 붕어들이 많아 마릿수 조과는 볼 수 있어도 역시 월척급 이상을 만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과라는 것이 마릿수 조과만큼 대물을 낚을 빈도가 함께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월척을 낚는 기쁨은 정말 큽니다.
이번 시즌 두 번째 출조에서 드디어 34cm, 4자 허리급에 조금 못 미치는 월척붕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올 시즌 들어 두 번째인 수철리지로의 출조..
자연지와 비슷한 환경의 유료터 관리형 저수지입니다.
요즘 들어 주말쯤 되면 내리는 비와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세게 부는 바람 때문에 호조황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바람 때문에 찌를 보기도 힘들고, 떨어진 기온 때문에 입질도 거의 뜸한 편이었습니다.
간간히 5~7치 정도의 붕어들이 까탈스러운 입질 속에서 나와주긴 했지만,,
산란철 특수나 월척붕어에 대한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두고, 바쁜 일상에서 탈출하여 물가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던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거짓말처럼 천천히 아주 침착하게 올라오는 찌톱..
보고 있으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아 아주 잠시 멍하게 찌가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려 챔질을 시도했습니다.
오랜만에 낚싯대가 울기 시작하고 잠시 뒤 수면 위로 얼굴을 드러낸 녀석..
'월척이다!'란 생각과 함께 급격히 휘어지는 낚싯대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침착하게 랜딩에 성공하고 녀석과 조우했을 때의 기쁨과 마치 그동안의 모든 과정을 보상받은 것만 같은 느낌..
보기 드물게 생김새도 아주 예쁜 토종 월척붕어였습니다. ▼
아직 산란을 하지 않아 체고가 빵빵한데 아마도 요즘 수온이 내려가서 산란을 잠시 미룬 듯합니다.
올 시즌 두 번째 출조는,,
정말 멋진 토종 대물붕어를 만난 뿌듯한 마음에 아직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한참 뒤에 있을지도 모를 다음 출조를 기대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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