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랑 저수지에서 만난 악전고투 끝 월척 붕어

연휴 막바지 월랑저수지낚시터로 짬낚시 출조했습니다.

이곳은 배스와 블루길 외래어종이 있어 터가 아주 센 곳이죠.

 

주말 초입까지 비가 와서 공기도 좋고 기온도 낚시하게에 아주 적당했습니다.

햇살도 계속 내리쬐지 않는 살짝 흐린 날씨여서 노지 접안 좌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월랑지

월랑지 풍경

 

날씨가 좋아서인지 경치 하나는 아주 선명한 그림 같은 풍경이었습니다..만,,

역시 터가 센 곳이라 그런지 입질은 아예 없더군요.

 

배스, 블루길 때문에 잡어의 성화는 없지만(이게 마냥 좋은 게 아닙니다), 붕어만을 노린 어분과 옥수수 미끼에 대한 반응은 그저 묵묵부답..

 

지렁이 미끼를 쓰는 한 조사님만 배스 한 수와 블루길 여러 마리를 낚은 것 이외에 이날 이 낚시터를 찾은 조사님들 중에 붕어 입질을 받는 이는 全無..

저의 찌 역시 말뚝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딱 한 번..

거짓말처럼 찌톱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올라오는 본새가 완벽한 토종 월척급 붕어의 입질..

 

하지만 배스터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찌톱을 다 올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약 세 마디 정도 올렸을 때 서둘러 챔질을 했습니다.

 

낚시터 연안

노지 좌대

  

순간 밑걸림과도 같은 묵직한 무게감에 이은 격렬한 떨림의 타격감..

어쩌면 마지막 입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손맛을 한껏 만끽하며 여유 있는 랜딩으로 조심스럽게 끌어낸 녀석,,

33cm급 토종 월척붕어였습니다.

 

단 한 방을 노렸던 짬낚시 대성공인 셈이죠.

  

배스터인 것을 이미 잘 알고 출조했기 때문에,, 

결코 쉽진 않겠지만, 단 한 마리의 대물붕어를 낚길 원했거든요.

 

그러한 목표가 이루어지니 그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꾼이라면 모두 공감할 듯)

게다가 이 날 월랑지 오후 전체 조과의 유일한 붕어였죠. (수상 좌대는 확인 불가)

  

이곳은 나오면 큰 녀석이긴 하지만, 이것은 다른 의미로는 붕어 얼굴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쌍포

집어용 미끼와 옥수수

 

외래어종이 있으면 큰 놈만 나온다는 말들을 너무 쉽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입질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고, 외래어종의 공격으로부터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붕어들이 운 좋게 걸려들었을 뿐입니다. 

 

간신히 살아남았으니 월척급으로 성장한 것일 뿐이지, 터가 세면 이런 대물붕어들을 쉽게 낚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마릿수는 당연히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꽝꾼 되기가 훨씬 더 쉬운 거죠. 

  

물론 밤에는 그나마 낮보다는 조황이 좋을 수도 있지만, 이미 토종들의 개체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뜻입니다만, 어쨌든 이것이 팩트입니다.

 

그래서 배스터가 대물터라는 인식은 방향이 조금 왜곡됐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월랑지 월척

붕어

 

어쨌거나 저는 이번 월랑지에서의 짧은 짬낚시 출조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악전고투 끝에 그토록 보고 싶은월척붕어를 만나는 성과를 이루었으니 이것만으로도 정말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벌써 농번기가 시작되어 배수를 하게 되겠군요..

 

아무튼 모두 즐낚 하시고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멋진 낚시인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

 

 

쌀쌀한 봄날씨 짬낚시 출조 (마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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