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대부분 조행기 관련 포스트를 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 역시 조경과 원예, 그리고 낚시에 관심이 많아 이 블로그를 준비할 때만 해도 낚시 주제의 글은 거의 조행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조행기 관련 포스트를 생각처럼 많이 올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조행기 포스팅을 잘하지 않게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잘 안 하게 되는 이유임)
1. 출조를 자주 하기 어렵다
낚시를 하고 싶은 생각은 늘 있지만, 직장 생활이든 사업을 하든 어쨌든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음껏 출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닌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게다가 나는 축구 동호회까지 겸하고 있다. ^^;)
어쩌다 지인과 함께 미리 자연지 예약 동출하게 될 경우를 제외하면,,
필자 역시 주말, 그것도 잠깐 별다른 일이 없는 주말에만 낚시를 할 수 있는데 그나마 관리형 저수지에서의 짬낚시 비중이 큰 편이다.
어쨌든 한 겨울을 제외하면 늘 틈나는 대로 출조할 궁리만 한다.
2. 낚시터에서는 낚시에만 집중한다
오랜만에 동반 출조한 지인과 함께 휴식 시간에 준비해 온 먹거리를 먹는 즐거움도 크지만, 자연지 출조든, 관리형 저수지에서의 낚시든 일단 낚시를 시작하면 그 자체에 몰입하는 타입이다.
입질이 없으면 찌를 바라보며 명상(사실은 잡생각)을 하는 '찌멍'의 단계로 접어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그 외의 다른 액션은 좀 귀찮다고나 할까?
예를 들자면, SNS, 블로그 업로드를 의식해서 이미지가 잘 나오도록 사전에 기획해서 사진을 찍는 등의 행동은 좀 번거롭게 여겨진다.
3. 본의 아니게 낚시터 홍보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관리형 저수지 유료터 잔교나 좌대에서의 낚시를 마무리하려고 하면 관리인이 와서 조황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손맛터가 아닌 잡이터에서도 살림망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붕어를 낚고 나서 월척이면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대부분 일단 랜딩 후에 곧바로 릴리즈 하기 때문이다.
관리인이 와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나마 조과가 좀 있다는 의미인데, 당일 모든 낚시꾼들 조황이 다 좋은 건 아니다.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꽝을 치더라도 이 날 그 낚시터의 조황은 붕어를 잡은 소수의 조과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지게 된다.
손맛터나 양어장이 아니면 (자연지에 가까운 관리형 저수지의 경우) 요즘엔 아예 붕어 방류도 하지 않고, 자생 어족 자원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몇몇 조과가 마치 전체 조황인 것처럼 포장되어 알려지면, 자칫 붕어 개체수가 풍부한 것처럼 오해할 여지도 있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조행기를 쓰자면 조과가 있어야 하고, 낚시터를 홍보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해당 낚시터에 대한 것들을 너무 솔직하게 쓰는 것도 사실 부담스럽다.
어떤 낚시터든 조황도 날이면 날마다 천차만별이라 조행기가 다른 이들의 조과 판단에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조행기가 낚시터 소개글이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4. 글 내용보다는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 반복
조행기만 올리다 보면,,
글보다는 사진을 주로 많이 올려야 하기에 블로그 전체적인 소재는 단순해지고, 누적되는 내용은 다소 빈약해진다.
조행기는 사실 내용보다는 출조 사진들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작용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같은 소재인데 + 다양한 이미지 위주 업데이트' 형태의 포스트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낚시방송 프로그램이나 관련 유튜브 채널 등.. 낚시 관련 콘텐츠가 워낙 다양해서 조행기 작성의 동기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흥미가 떨어질 법도 한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바로 이런 부분(낚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콘텐츠가 우선순위) 때문에 필자는 낚시 유튜버를 한다는 것이 아직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고 보면 낚시 유튜버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5. 그래도 조행기는 중요해..
블로그 하려고 낚시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낚시 블로거니까 가끔씩은 조행기를 올리고 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 역시 조행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주 올리지 못하는 이유를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조과가 안 좋거나 꽝을 치기라도 하면, 아무리 사진을 많이 찍었어도 그것들은 모두 풍경 사진으로 전락해 버려서 조행기를 쓰기가 머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주 초속 3m가 넘는 풍속을 무릅쓰고 야심 차게 출조를 했었는데 고생만 죽어라 하고, 보기 좋게 꽝을 치고 말았다. (살치만 잡았다)
요즘엔 변덕스런 봄날이라 그런지 출조하는 날마다 바람이 억세게 불고, 저수지는 왜 이렇게 갈수록 터만 세지는지,, 에효... 게다가 요즘 붕어들은 조락무극의 낭만을 몰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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