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나라 초록여울/토종붕어·붕어낚시

붕어의 손맛 차이 (by 수심, 원줄, 로드, 랜딩)

초록누리 2024. 11. 30.

붕어낚시의 묘미는 찌맛과 손맛입니다.

멋진 찌올림과 짜릿하게 전달되는 손맛의 경험이야말로 붕어낚시에 빠지게 만드는 결정적 이유일 겁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 붕어 손맛이 더 좋을까?"

 

그래서 오늘은 '붕어의 손맛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하는 지극히 단순한 호기심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붕어낚시 손맛 차이의 요인

 

여기서 말하는 손맛 차이라는 것은,,

'같은 크기의 붕어를 낚을 때 어떤 조건에서 손맛이 훨씬 더 좋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그동안의 출조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만약 동일한 조건이라면 바로 이런 경우에 손맛이 더 좋을 것 같다'라는 단상을 정리한 것이니 그냥 부담 없이 가볍게 봐주세요.

 

붕어-낚시-수면-바로-아래까지-딸려-올라온-붕어
사람을 발견하고 다시 물속으로 처박는 붕어

 

수심

 

수심이 얕은 곳 보다 깊은 곳에서 낚아 올리는 붕어의 손맛이 더 좋습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있습니다.

 

  • 수심이 깊다는 것은 붕어의 서식 범위가 넓다는 의미이다.
  • 활동 영역이 넓은 곳에서 자란 붕어들의 힘이 좋다.
  • 붕어의 입장에서는 순간적인 후킹 충격에 일시적으로 딸려왔다가 랜딩 도중 충격에서 벗어나 힘을 쓰기 시작하는 타이밍을 찾게 된다.

 

쉽게 말해서,,

랜딩 시간이 길어지니 붕어들이 힘을 쓸 기회가 많아지고, 많이 앙탈을 부릴수록 낚시꾼은 더 큰 손맛을 만끽하게 될 겁니다.

 

원줄

 

미묘한 차이지만, 원줄도 손맛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굵기, 길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얇을수록, 짧을수록 당연히 손맛은 더 강렬하게 전달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낚시하다 보면 이렇게 말씀하는 분들 많습니다.

 

카본줄보다 나일론줄이 더 손맛이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일론줄은 늘어나는 성질이 있고, 카본줄은 텐션이 좀 더 강하니까 카본줄이 나일론줄보다 손맛이 더 떨어질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이 정도의 차이를 느낄 정도면 정말 대단한 겁니다.

 

어쨌거나 월척 붕어가 걸리면 원줄에 의한 손맛 차이는 너무 미미해서 잘 느끼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낚싯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낚싯대 칸수, 성질 등에 따라 손맛 차이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손맛이 더 좋은 낚싯대는 '1. 연질대, 2. 짧은 대'입니다.

만약 '장대 + 고탄성 경질대'에 붕애가 걸렸을 때,, 세게 채면 쑥 뽑혀 올라오고, 살살 채도 수면에서 수상 스키를 타고 달려옵니다.

 

옛날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 연질대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글라스로드, 혹은 반카본 낚싯대라 그랬는지..
  • 하도 낭창거려서 36대 이상은 앞치기도 안 되고,
  • 웬만해서는 잘 부러지지도 않는..

 

그 옛날 낚싯대가 손맛 하나는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자연지든 유료터든 연질대 사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제는 연질대 제품은 나오지도 않고,

자연지는 수초대에 다대 편성을 하고,

유료터도 자리 간격이 좁은 데다 향붕어를 풀어놔서 제압력이 떨어지면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탄성 경질대는 제압력은 좋지만, 손맛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초보자의 경우, 고탄성일수록 순간적인 뒤틀림을 잘 다루지 못해 대를 부러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낚싯대는 초릿대보다는 3번째 절번이나 불량인 경우 바통대가 주로 부러져 나갑니다.

 

초릿대는 얇지만 절번 밸런스 때문에 측면 충격이 아니면 거의 부러지지 않습니다.

다만, 릴리안사가 접착 불량으로 쑥 빠져버리는 경우는 있습니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초릿대 매듭 미숙으로 원줄이 통째로 쑥 빠지는 경우가 더 많긴 합니다만.

 

원다-하이카본-낚싯대
한때 명품(?) 취급 받았던 옛날 원다 하이카본 옥수 낚싯대

 

랜딩 패턴

 

챔질 후 랜딩 습관도 손맛의 차이를 보입니다.

단지 자신의 패턴이기 때문에 비교를 하지 않아 모를 뿐이죠.

 

급하고 강하게 랜딩 해서 뜰채에 바로 담아버리면 손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토종 붕어는 후킹이 되면, 잉어나 향붕어와 달리 일단 낚시꾼 쪽으로 당겨져 옵니다.

그러다가 그 충격에서 벗어나면서부터 힘을 막 쓰게 되죠.

 

특히 수면 위로 거의 다 올라왔다가도 사람을 보면 다시 힘을 씁니다.

물론 이건 붕어만 그런 건 아닙니다.

사람 보고 식겁하는 건  모든 물고기들이 다 그렇습니다.

 

랜딩이 길어질수록 손맛을 더 강렬하게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다만, 양어장에서는 손맛 본다고 오래 담그고 즐기기에는 상당히 눈치가 보이기도 합니다.

 

기타 (지역, 시기)

 

이밖에도 손맛의 차이는, 붕어의 서식 환경,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수로보다는 저수지, 평지형 저수지보다는 계곡지, 계곡지보다는 (수심이 낮지 않은) 강의 본류대 붕어들이 회유 지역이 넓어 힘이 좋아 상대적으로 더 짜릿한 손맛을 선사합니다.

 

시기적으로는 산란기 이후 초여름과 오름 수위 및 가을 특수 시즌에 붕어의 손맛이 가장 좋습니다.

사람에게 쾌적한 기온이 물고기에게도 활성도를 좋게 하는 시기입니다.

 

오래전 개인적인 추억으로..

깊은 수심의 커다란 호수 의암호 댐붕어와 임진강 강붕어를 낚았을 때의 그 손맛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다 토종 붕어라 찌맛까지 끝내줬어요.

 

연질대인데도 낚싯대를 울려대고,

꼭 쥐고 있던 손바닥을 내려치는 듯했던 그 타격감,

밤새 떠올리기만 해도 뛰는 가슴..

 

이런 느낌 다시 한번 맛보자고 우리 꾼들은 붕어낚시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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