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조를 앞두고 장비를 점검하는 일은 꾼에게 있어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낚싯대를 주력으로 할까?'
'마릿수를 노릴까? 아니면 대물을 노릴까?'
'원줄, 목줄, 찌 부력, 바늘은 어느 호수로 할까?' 등등..
출조지가 자연조지인지, 유료터인지, 손맛터인지, 대물터인지에 따라 채비와 미끼를 달리하고 스페어 장비들을 점검하는 시간 또한 낚시꾼의 즐거움이죠.
이처럼 출조를 앞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해 준비를 하는 것이 꾼의 마음일 겁니다.
그런데 현장에서의 돌발상황은 미처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종종 발생하기도 하죠.
필자 역시 뜻밖의 상황에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초릿대 매듭을 묶지 않아 원줄과 채비를 통째로 잃어버린 경험입니다.
지난 시즌 대물터로 알려진 남창지로 출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붕어터가 아니라 잉어와 향어, 그리고 대형 메기를 풀어놓아 대물터로 알려진 유료 관리형 저수지였습니다.
대물터에 맞게 경질대와 4호 원줄에 2호 목줄, 짧은 입질에 대비한 저부력 찌와 예민한 찌맞춤으로 기대감을 갖고 출조한 그날..
마침내 잉어 입질을 파악하고 서둘러 챔질을 했을 때 이내 전해져 오는 묵직한 손맛에 '걸었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랜딩을 위해 대를 드는 순간, 갑자기 무게감이 확 빠져나가는 느낌..
순간 황당하고 허탈한 생각에 목줄이 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목줄이 터진 것이 아니라 물고기의 버티는 힘에 의해 초릿대에서 원줄과 채비가 모조리 쑥 빠져나가 버린 것이었습니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이런 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바로 초릿대 끝 릴리안사(초리실)의 끝매듭을 지어놓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초리실에 원줄을 묶을 대 8자 매듭이 아닌 무매듭으로 결속을 하기 때문에 붕어낚시에서는 굳이 초리실매듭을 짓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3~4kg가 훌쩍 넘는 녀석들을 상대할 때는 이런 돌발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붕어낚시의 매듭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매듭을 선택 결정합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비단 매듭뿐만 아니라 대상 어종과 생소한 출조지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 현장에서는 황당하고 아쉬운 케이스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저는 그때 이후로 모든 낚싯대의 초리실에 매듭을 지어놨습니다.
차라리 낚싯대가 부러지더라도 챔질 후에 바로 채비를 끌고 간 녀석과 변변히 싸워보지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
낚싯대 물에 잠기는 정도와 받침대 관련 궁금증 (깔맞춤, 단절 받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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