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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민물의 제왕, 가물치 괴담 (가물치 최대어)

초록누리 2024. 1. 6.

갈수기 농수로를 구렁이처럼 기어 다니는 물고기, 땅속에서 혹한기와 가뭄을 견디며 생존하는 기묘한 물고기.

토종 담수어의 제왕이라 불릴만한 민물 생태계 최상의 포식자,

하지만 산모에게는 가장 좋은 전통 산후조리 보약으로 알려진, 그러나 해외에서는 공포의 유해 외래 어종인 물고기..

 

오늘의 주제는 바로,,

'검은'라는 뜻의 유의어 '감은'과 물고기를 의미하는 '티'가 붙어서 이름 지어진 검은 물고기(가모티 > 가믈티 >), 가물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물치의 생태 특성

 

가물치는 쏘가리, 메기와 함께 토종 민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물고기 중에서는 초대형 육식 담수어인 이 녀석의 천적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역삼각형의 머리, 날카로운 이빨, 긴 유선형의 체장, 검푸른 체색에 특유의 점박이 무늬, 사납게 생긴 모습과 큰 덩치..

게다가 육지를 기어 다니는 충격적인 모습 때문에 외국에서는 기겁을 하는 외래 어종이기도 합니다.

(머리와 비늘 스킨이 뱀처럼 생겨 '스네이크 피시(snake fish)'로 불리기도 하며, 지금은 북미 지역에서도 많이 알려져 초기의 선입견과 공포심은 사라졌으나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

 

가물치의 생태적 특징을 간단히 열거해 보겠습니다.

 

  • 민첩하게 날카로운 입질로 사냥을 하는 육식 어종임
  • 유일하게 외래 어종 큰입배스를 견제할 수 있는 토종 담수어 최강자
  • 성체의 체장은 45 ~ 80cm 길이가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으나, 1m가 넘는 개체가 잡힌 기록도 있으며, 1.5m가 넘는 개체도 있을 것이란 추정도 있다.
  • 번식기를 제외하고, 성체가 되면 단독 생활을 하며, 영역에 대한 텃세가 있다.
  • 나쁜 수질과 가뭄에도 잘 버티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
  • 하천이 범람하면 육지를 통해 서식지를 이동해 가기도 한다.
  • 아가미 옆에 있는 두 장의 점막으로 이루어진 보조 호흡 기관으로 공기 호흡도 가능하다.
  • 개구리, 도롱뇽, 가재, 새우, 소형 어류가 주된 먹이
  • 간혹 메기를 공격하거나 동족 포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 배스와 블루길 같은 생태교란 유해 외래어종 퇴치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물치 수요 : 식용, 약용, 루어낚시 

 

가물치는 예부터 식용, 악용으로 많이 애용되어 왔습니다.

'향약집성방'에 의하면 가모치(가물치)는 어혈에 좋고, 피로 해소와 산후조리에 특효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살이 많고, 쫄깃하며, 담백하여 푹 고아서 가물치곰탕을 끓여 먹거나, 찜이나 구이로도 맛이 좋아 예부터 식용으로도 널리 쓰인 민물고기였습니다. (지금은 민물고기 소비 자체가 많이 줄었지만)

 

가물치를 식용, 약용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 가물치는 수질이 나쁜 곳에서도 잘 적응하기 때문에,
  • 양식이 아닌 자연산의 경우 오염된 수질에서 포획한 것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담수어 최상위 포식자인 만큼 오염된 수질에서는 가물치의 중금속 오염 수치가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MBC-미스터리노트에서-방영된-가물치-괴담에-등장하는-거대-가물치-모습
거대 가물치. MBC 미스터리노트 한 장면

 

가물치는 루어 앵글러들에게 인기 있는 루어낚시 대상어이기도 합니다.

루어낚시 자체가 공격성이 강한 육식 어종을 대상어로 하기 때문이죠.

 

배스가 유입되기 전에는 가물치가 토종 루어낚시 대상어의 정점에 군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토종 루어낚시 대상어로는 가물치 외에도 쏘거리, 꺽지가 있으나,

현재 국내 민물 루어낚시의 정점은 배스 루어낚시입니다.

 

배스와 가물치 모두 강렬한 손맛은 동일하지만,,

바늘털이를 통해 전달되는 손맛은 배스, 묵직하게 당기는 손맛은 가물치가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흔적 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가물치 최대어 괴담

 

이 이야기는 98년 4월 17일 MBC 미스터리노트에서 방영된 이야기입니다.

 

  • 1994년 충주시 신니면 원평리..
  • 이곳의 한 주민이 농수로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 가까이 가보니 그것은 엄청나게 큰 괴상한 물고기..
  • 길이가 1미터 50센티는 족히 되는 어마어마 한 크기였다.
  • 마을 사람들을 불러 그 물고기를 집으로 가져와 욕조에 담아두니 욕조가 좁을 정도로 꽉 찼다.

- 시골집이라 단층 기외집 구조이며, 마당에 공간을 마련해 만든 욕실의 욕조에 담아두었던 것

 

  • 주민들은 이 물고기가 가물치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마을 사람 모두 생전 처음 보는 어마무시한 크기여서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했다.
  • 결국 마당에 큰 가마솥을 놓고 조리하여 가물치 요리 잔치를 벌이기로 했다.

- 그런데 욕실에 들어가 보니 가물치가 깜쪽같이 사라졌다!

 

  • 욕실 문은 마당과 이어져 있고, 다른 통로는 없다.
  • 사람들은 모두 마당에 있었지만, 가물치가 기어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
  • 욕실이며, 마당이며, 축사며.. 사람들이 흩어져 찾아봤지만, 사라진 가물치는 보이지 않았다.

-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욕실에 들어가 본 주인아주머니가 소리쳤다.

 

  • 마을 사람들이 들어가 보니 가물치가 언제 그랬냐는 듯 욕조 안에 그대로 있던 것이다.
  • 귀신이 곡할 노릇인 이런 상황에 주민들은 기이한 생각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 누군가 아무래도 이 가물치가 영물인 듯하니 다시 방생하자고 했다.
  • 마을 주민들은 다시 가물치를 마을 주변 용원 저수지로 데리고 가 놓아주었다.

- 그런데 물에 들어간 가물치가 떠나지 않고 사람들 주변에서 서서히 배회하더니

 

  • 고개를 바로 쳐들고 주민들을 바라보며, 마치 사람처럼 서서 떠있는 것이었다.
  • 마을 사람들은 가물치가 다시 방생해 준 것을 고마워하여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 마을 주민들이 외쳤다. "어여 가서 잘 살어라. 다시는 사람들한테 잡히지 말고!"

- 그러자 가물치는 다시 사람들 주변을 천천히 회유하고 서서히 깊은 물속으로 사라져 갔다..

 

TV에서 방영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일단 가물치 크기가 놀라웠고(사실이라면 국내 최대 가물치 기록임), 마치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한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상당히 진지했습니다.

어떠신가요? 믿기시나요?

 

이상으로 우리의 토종 물고기, 가물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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