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취미 마니아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장비 지름신과의 끝없는 투쟁'이듯 낚시꾼들의 장비 욕심 역시 예외는 아니며, 특히 붕어낚시에 있어서 찌는 낚싯대와 더불어 가장 기본적·필수적인 소품이다.
또한 찌는 어신을 파악하기 위한 필수품이자, 꾼의 추억까지 간직하는 애장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찌의 용도, 기능, 소재, 형태,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가격대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비싼 찌가 과연 좋은 찌일까? 싼 찌는 그저 몇 번 쓰고 버리는 그런 소모품에 불과한 것일까?'
그래서 오늘은 찌의 가격에 대한 단상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찌 가격 결정 요인
(바닥•올림찌 기준) 찌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 소재
발사, 백발사, 오동, 나노, 갈대, 부들, 공작, 한지, 누에, 알루미늄, 스티로폼, 조피 수수깡, 돼지감자, 삼나무 스기목 등.. 소재 원가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 가공의 난이도
소재 재질에 따라 가공의 난이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공 제작이 어려울수록 생산량도 적고, 가격대도 비싸진다.
⊙ 몸통 소재의 희소성
상대적으로 희귀한 소재로 가공한 경우 가격이 높아진다. 나노찌도 처음 나왔을 때는 신소재라는 이유로 지금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었다.
⊙ 브랜드와 수제찌
많은 이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조금 더 비쌀 수 있다.
수제로 제작한 찌들은 일부 특정 수제찌 마니아 층이 형성되어 있고, 생산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예전에 어느 釣友와 함께 동출한 적이 있었는데, 20만 원짜리 수제찌를 보여주겠다고 해서 본 적이 있었다.
오동나무 찌몸통에 세로로 6개의 구멍이 나 있어서 일명 '리벌버 찌'라는 약 1m 정도의 장찌였는데 개인 주문에 따라 제작되는 수제찌여서 비쌀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조우는 이 六空찌가 아까워서 쓰지는 못한다고 했다.
사실 낚싯대 다대 편성 시 깔맞춤도 하지 않는 필자는 그 정도의 가격대로 찌를 구매 하지는 않지만, 그 찌를 보자마자 솔직히 하나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했다.
단지 애장품으로 모셔두는 것이 아니라 소모품이기도 한 실전용 찌로 말이다.
(좋은 장비일수록 사용해야 그 가치가 있는 것이고, 실전에서의 추억이 깃들어야 비로소 애장품이 되는 것이다)
찌는 꾼의 애장품?
꾼에게 있어서 비싸든 비싸지 않든 찌는 단순한 소모품은 아닌 것 같다.
지금 좀 아쉬운 것이 아주 오래 전의 찌들을 이사 하면서 많이 버렸던 것이다.
지금은 찌들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찌톱, 몸통, 찌다리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오래 전의 찌들은 지금과 많이 다른 면이 있었다.
부력도 대부분 고부력이고, 카본 찌톱 소재는 드물었으며, 게다가 마치 빨대처럼 두껍기까지 했고, 플라스틱으로 된 소재도 있었다.
그리고 찌몸통 형태는 오히려 예전의 찌들이 더 다양했던 것 같다.
통갈대나 부들 찌도 많았고, 찌톱부터 찌다리까지 오동목 일체형인 것도 있었으며, 기본적인 막대형, 방울형, 고추형 이 외에도 모양이 참 희한하게 생긴 것들도 많았다.
지금 보면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해 촌스럽게 생기기도 했고, 찌의 길이는 지금처럼 60cm 이상의 찌는 좀처럼 보기 드물었다.
지나고 보니까 이런 찌들 모두 소장품으로서 나름 가치가 있었던 것 같다.
꾼들에게 단순한 소모품으로 막 쓰고 버리기 아쉬운 것이 바로 찌인 듯싶다.
비싼 찌와 싼 찌, 조과 차이?
그렇다면 비싼 찌일수록 싼 찌보다 조과가 좋을까? 위에서 말한 조우의 비싼 찌는 과연 가격만큼 제 값을 할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불량품만 아니라면 비싼 찌든 싼 지든 조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만족할 만한 조과는 한 두 가지 요인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조황(기후, 수온, 바람, 배수 여부, 붕어들의 활성도, 대류, 시기, 그리고 運..)이 맞아야 하고, 꾼의 기술(채비, 찌맞춤, 미끼 운용, 경험 등..)이 어우러져 좋은 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장비나 소모품의 영향으로 좌우되진 않는다.
그래서 많은 붕어와 물고기를 낚게 해 준 과거의 찌들도 하나 같이 함부로 버리기 아까운 애장품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좋은 장비와 새로운 소모품은 꾼들에게 낚시하는데 있어서의 편리성과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기도 하고, 실제로 새로운 컨셉의 시도와 보다 정확한 운용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찌 중에서 군계일학의 오동나무 소재인 오월이 오리지널 시리즈를 여전히 즐겨 쓰는 이유는..
단순한 기분인지 모르겠지만, 수조에서 찌맞춤 한 것 그대로 현장에 가져가서 1목만 내놓도록 설정해 놓으면, 여러 번의 캐스팅 이후에도 정확하게 안착하여 정한 목수를 딱 잡아주기 때문이다. 물론 입질 파악도 정확하다.
(물론 군계일학 외에도 나루예, 안작, 익투스, 광림, 풍월주, 미라클, 이화, 그리고 별찌, 여명 같은 각 대형 낚시점이나 조구사 및 떡밥 제조 회사들의 PB 상품 찌 등.. 하나 하나 사다 보니 어느덧 꽤 많아졌다)
◈ 마무리 멘트 ◈
요즘에는 너무도 많은 업체의 다양한 찌들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하나 같이 뛰어난 시인성과 기능성, 그리고 소재의 다양성 및 기법에 따른 콘셉트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디자인은 왜 이리도 다 예쁜지...
꾼에게 있어 찌는 정말 중요한 소품인 동시에 애장품인 것 같다.
하지만 가격이 조과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꾼에게 있어 가장 좋은 찌는 바로.. '내 마음에 들고, 내 낚시 기법에 잘 맞는,, 즉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찌"인 것이다.
붕어낚시의 추억을 간직한 애장품이기도 한 찌는 관리도 중요하다.
사용 후엔 잘 닦고 말려두기만 해도 이전에 필자가 소개했던 통갈대 찌처럼 20년 이상을 함께 할 수 있다.
모두 즐낚 하시고, 어복 충만하시고, 부디 소중한 우리 환경을 다 함께 잘 지켜주시길...
예신 없는 헛챔질 원인, 나노찌는 빠른 찌올림에 헛챔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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