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나라 초록여울/은빛붕어 조행기·탐방기

초여름 낚시 불청객 빠가사리들의 역습, 그리고 반전

초록누리 2017. 4. 24.

예전에 지인들과 함께 낚시를 다녀온 기억 중에 특이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바로 요맘 때와 같은 따뜻한 봄철 민물고기 산란기 시즌과 농번기 배수가 막 끝나갈 시기인 초여름 무렵에 붕어낚시 출조를 했던 것이죠.

 

당시 일행들이 잘 아는 지류에 형성된 자연 소류지에서 새벽~밤 9시 정도까지 낚시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뭐, 꼭 물고기를 잡는 것도 좋지만, 야외에서 캠핑과 천렵을 겸한 레저활동 그 자체가 좋았습니다.

 

바닥에서-유영하고있는-동자개-빠가사리
동자개 (빠가사리)

 

지렁이와 옥수수를 미끼로 사용한 붕어 조과는 일행들 모두 6치에서 9치급으로 7~10수 정도로 고만고만 하게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만, 당시 출조에서 정말 특이했던 것은 희한하게도 빠가사리가 엄청나게 많이 낚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렁이 미끼에 폭발적으로 반응을 보였는데 약간 과장을 한다면 거의 넣으면 나온다 싶을 정도였죠.

 

대상어종이 붕어였기 때문에 별로 반갑지 않았던데가 지렁이 미끼를 그냥 덥석 물어 꿀꺽 삼키고는 채비를 확 끌고 들어가는 녀석들 때문에 찌올림을 보는 재미도 없이 채비가 상하기도 하는 등..

불청객 빠가사리들의 역습으로 인해 의미없이 바쁜 낚시가 되어버린듯 했습니다.

 

원래 이름이 동자개인 빠가사리는 가슴지느러미에서 "빠가빠가"하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빠가사리'라고 불립니다.

지느러미에 독이 있어 쏘이게 되면 통증이 굉장히 심해서 조심해야 하며, 바늘을 빼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붕어낚시꾼들에게 이 물고기는 그닥 반갑지 않은 어종입니다.

 

빠가사리-매운탕
빠가사리 매운탕

 

그런데 말입니다.

이러한 빠가사리에도 반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 녀석들이 매운탕거리로는 최고라는 것입니다.

 

빠가사리(동자개)는 민물매운탕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어종으로서 메기 같은 흔한 양식 물고기는 한 수 접고 가는 매운탕감이며, 찜이나 어죽 재료로도 아주 훌륭한 물고기입니다.

반전이라면 반전인 셈이죠.

지인 중에 한 분이 일단 가져가 손질한 뒤 나중에 매운탕과 어죽을 끓여서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그 맛은 직접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이날 빠가사리는 바다낚시 밑밥용으로 쓰이는 낚시보조가방에 한 가득 드글드글 할 정도로 잡았습니다. (빠가사리는 지느러미가 딱딱해서 연심망으로 된 살림망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하드케이스 보조가방에 넣어야 합니다)

당시에는 일행들과 한창 낚시를 하느라 폰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둬야 겠다는 생각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나고 보니 참 아쉽습니다.

 

자연-저수지-연안-풍경
자연 저수지

 

그래도 빠가사리(동자개) 역시 토종물고기니까 소중한 어족자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참, 그러고 보니 그때 빠가사리 덕분에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들이 달려들지 않았던듯 싶네요. 

 

이상으로 '빠가사리의 역습'에 대한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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