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나라 초록여울/토종붕어·붕어낚시

토종터와 대물터, 그리고 붕어낚시에 대한 단상

초록누리 2021. 8. 2.

흔히 말하는 '대물터'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언제부터인가 붕어낚시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 유료낚시터(일명. 관리터 혹은 양어장)가 아닌 자연지에서의 다대편성으로 큰 붕어를 노리는 사람들을 '대물꾼'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관리형 저수지가 아닌 곳이나 강계와 같은 자연지를 일컬어 이른바 '토종터'와 '대물터'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수면-위로-랜딩된-토종-대물붕어
대물붕어

 

'토종터'는 말 그대로 토종 생태계가 그대로 건강하게 보존되어 있는 저수지나 호수, 강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명 '대물터'라는 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대물붕어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외래어종들이 점령한 곳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오히려 토종붕어의 개체수가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피라미, 납자루, 참붕어 등 토종 어류 뿐만 아니라 새우, 다슬기 등과 같은 토종 수서 곤충들 또한 씨가 말라 버린 곳이다.

(청소부 역할을 하는 수서 생물들의 멸종은 토종생태계 환경 파괴 뿐만 아니라 수질 오염의 주원인이 된다)

 

그 이유는 바로 배스나 블루길 같은 생태교란 유해 외래어종이 점령한 곳이기 때문에 붕어와 같은 토종 어류들 중에서 겨우 살아남은 개체만이 겨우 대물로 성장해 있을 뿐이다.

즉, 대물터(일명. 배스터 혹은 한방터)는 곧 배스나 블루길, 붉은귀거북과 같은 유해 외래어종들이 점령하여 토종 생태계 생물들(잔챙이 잡어들이나 작은 씨알의 치어들)의 씨가 말라가는 곳일 뿐,,, 낚시꾼들이 대물낚시하기 좋으라고 월척붕어들이 마음껏 서식하며 낚여주는 장소는 결코 아니란 의미이다.

 

생태환경이-잘-보존된-저수지-연안-모습
저수지 연안
잡어올린-큰입배스의-커다란-주둥이를-벌린-모습
큰입배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마치 '진정한 붕어낚시꾼=대물꾼=대물낚시=다대편성 => 한방터, 대물터(잡어나 치어가 없는 외래어종터. 일명 '배스터') 선호'라는 추세가 당연시 되어버린듯 하다.

그리고 유료터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작은 개체는 붕어의 축에도 끼지도 못하고 오로지 준척급 이상의 씨알이 아니면 붕어낚시 자체를 즐길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물론 유료터는 자연지를 허가받아 돈을 받고 관리하여 영업을 하는 곳인만큼 일정 크기 이상으로 출하된 양식 붕어들을 풀어 개체수를 늘려줌으로써 돈을 내고 유료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일정 크기 이상의 붕어 손맛을 제공해야 할 상도의적 의무가 있기에 관리형 저수지를 찾는 이들이 준척급 이상의 개체를 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형 저수지라 해도 배스나 블루길과 같은 생태교란 유해 외래어종이 없는 곳이라면 밤이 아닌 낮에는 피라미나 납자루, 참붕어와 같은 잡어들의 성화가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토종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의미이며, 치어들 역시 중요한 어족자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황이 좋지 못하면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은 관리인에게 토종물고기들을 잡아먹어 잡어의 성화를 줄이도록 유해 외래어종인 배스나 블루길을 풀어놓으라고 경악스럽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생태교란 외래어종은 무단 방류는 물론 자신이 잡은 것을 다시 놓아주는 것 또한 명백한 불법이다)

 

유료터에서-붕어를-방류하는-모습
붕어 방류
노지낚시-다대-편성-모습
다대 편성

 

다시 자연지 붕어낚시 쪽으로 돌아와 이야기하자면,,

언제부터인가,, 오직 월척급 이상의 붕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대물꾼들에 의해 이른바 '대물낚시'라는 장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마릿수에 치중하지 않고 오로지 대물붕어만을 낚기 위해 터를 가리지 않고 다대편성으로 단 한 마리의 대형 붕어를 낚기 위한 노력..  물론 이 자체는 나름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여겨진다.

  

다만 너도 나도 대물꾼이 되고자 하는 지나친 모방 심리로 인해,,

1. '잡어 성화 = 붕어낚시의 장애 요인'이라는 토종생태계에 대한 이기적인 왜곡,

그리고 2.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 유발 범죄행위,

3. 유해 외래어종들로 인해 토종생태계가 망가진 배스터를 마치 대물낚시의 성지인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련의 현상들에 대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일부 낚시방송 프로그램과 조구 관련 업체들 또한 이러한 부정적 현상과 관련된 원인을 제공한 주체라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

  

잡아올린-큰-사이즈의-토종메기
토종 메기
수면-위에-드리운-낚시대-근처를-날아다니는-잠자리의-모습
낚시대와 잠자리

  

요즘에는 아예 '전투낚시'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아마도 적극적인 템포낚시를 하겠다는 의미인듯 한데..

그러나 자연을 즐기는 여유롭고 한가로운 레저로서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치열한 '전투적'이라는 용어 때문에 '붕어낚시를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제 낚시는 더이상 여유롭고 한적한 레저가 아니라 절박하고 치열한 승부 게임으로 변질되어가는듯한 느낌까지 든다.

  

어느 소류지든 저수지에서든,,

지금에 비하면 열악하기 그지없는 낚시장비들과 한 두대의 낚시대만 덩그러니 드리우고,

'월척은 영물'이라 여기면서, 

삼봉인치기 원자탄 풍덩채비, 또는 곰표떡밥 콩알낚시에 낚이는 작은 붕어 한 마리, 한 마리에도 만족하고,

치어든 잡어든, 메기나 잉어 같은 손님고기든, 

낚이는 모든 토종물고기를 반기며 즐길 줄 알았던 그런 여유롭고 낭만적인 붕어낚시의 시절은,,

이제는 정말 추억 속에서나 존재하는 아름답고도 그리운 풍경이 되고 말았다..

 

저수지-풀숲-연안에-드리운-낚시대-편성
연안 낚시대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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